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윤이상'

필자 (匹子) 2024. 10. 15. 10:42

윤이상

박설호

 

내 다시 겪을 수 있으랴

통영여고 음악실에서

서툴게 바이올린 껴안던

보조개 그미의 하얀 블라우스

검은 치마 가까이서 숨죽이던

동백꽃의 향기를

 

내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비진도 숲속의 현호색

평생 함께 살자 하던

고백의 순간 봄의 두근거리던

욕망을 그림자로 가려주던

팔손이 나뭇잎을

 

내 온통 삭일 수 있으랴

통영 갓집 돌담 아래

조개구이 냄새 풍기던 저녁

처녀 귀신 그림자 학도병의

눈물처럼 물결 튕기던 파도

해외 유학의 꿈을

 

실린 곳: 박설호 시집 "반도여 안녕 유로파", 울력 2024.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 尹伊桑 , 1917 - 1995) 의 교향곡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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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r9EEnHGaT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