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박설호
내 다시 겪을 수 있으랴
통영여고 음악실에서
서툴게 바이올린 껴안던
보조개 그미의 하얀 블라우스
검은 치마 가까이서 숨죽이던
동백꽃의 향기를
내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비진도 숲속의 현호색
평생 함께 살자 하던
고백의 순간 봄의 두근거리던
욕망을 그림자로 가려주던
팔손이 나뭇잎을
내 온통 삭일 수 있으랴
통영 갓집 돌담 아래
조개구이 냄새 풍기던 저녁
처녀 귀신 그림자 학도병의
눈물처럼 물결 튕기던 파도
해외 유학의 꿈을
실린 곳: 박설호 시집 "반도여 안녕 유로파", 울력 2024.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 尹伊桑 , 1917 - 1995) 의 교향곡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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