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근대독문헌

서로박: (2) 괴테의 '친화력'

필자 (匹子) 2024. 10. 14. 04:52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에두아르트, 아내를 오틸리에로 착각하며 정을 통하다.: 부부는 순식간에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게 될까봐 전전긍긍합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심정적으로 각자의 애인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에두아르트는 오틸리에가 집에서 허드렛일만 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미가 약간 동떨어진 다른 집에서 거주하는 게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샤를로테 역시 자신의 애인인 오토를 그냥 무위도식하는 남자로 마냥 방치할 수 없어서, 그에게 반듯한 직장 하나를 알선해주려고 합니다.

 

어느 날 밤에 에두아르트는 성을 돌아다니다가 오틸리에의 방으로 잠입합니다. 그러나 그곳은 아내 샤를로테가 머물고 있었습니다. 에두아르트는 격정적인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임을 끌어안습니다. 이때 그는 어둠 속에서 자신과 정을 통하는 여자가 오틸리에가 아니라, 아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다음 날 아침 식사시간에 그들은 오토와 오틸리에를 만나는데, 꼭 간밤에 불륜을 저지른 것 같아 얼굴을 붉힙니다. 바로 그날 밤에 샤를로테는 임신하게 되고, 나중에 아들이 태어납니다.

 

7. 샤를로테는 오토에게, 에두아르트는 오틸리에에게 사랑을 고백하다.: 샤를로테는 오토에게, 에두아르트가 오틸리에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렇지만 샤를로테는 성스러운 결혼의 맹약을 어길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그미는 자신의 고백을 철회하며, 더 이상 오토를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오토는 커다란 심리적 상처를 입고 성을 떠납니다. 임에 대한 실망감, 친구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는 자책의 감정이 그를 떠나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다른 한편 샤를로테는 자신의 입장을 남편에게 전하면서, 남편 또한 결혼의 맹약을 지키라고 완강하게 요구합니다. 그렇지만 남편인 에두아르트는 아내의 이러한 요구를 따르지 않습니다. 그는 친구가 떠날 때 배웅해주지만, 오틸리에를 도저히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에두아르트는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다지 기뻐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아내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자의로 아내와 이혼할 수도 없습니다. 아내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오틸리에와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에두아르트는 극도의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다가, 전쟁에 참가하기 위하여 성을 떠납니다. 소설의 제 1부는 이것으로 끝이 납니다.

 

 

8. 에두아르트 전선에서 돌아오다.: 소설의 제 2부는 두 여인의 일과로 시작됩니다. 그들은 성에 남아서 묘지를 가꾸고 예배당을 증축하는 일에 매달립니다. 말하자면 제 2부는 죽음의 그림자로 시작되는 셈이지요. 독자는 어느 건축가와 나누는 오틸리에의 대화에서 지루한 일상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샤를로테의 딸인 루시안네가 성을 찾아와서, 어머니에게 바깥세상의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전해줍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영지 내에서 지내는 귀족들의 한가한 삶과 대립되는 것들이지요. 아들은 성장할수록 오토와 너무나 닮아갔습니다. 샤를로테는 이에 대해 스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어느 날 에두아르트는 전쟁으로부터 무사히 귀환합니다. 오틸리에는 아이를 데리고 호숫가로 가서 애인과 뜨겁게 재회합니다. 에두아르트는 자신의 아이를 보는 순간 재차 깜짝 놀랍니다. 아들이 오틸리에와 너무나 흡사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오틸리에에게 하나의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즉 아내와 성관계를 맺을 때 오틸리에만 생각했다고 말입니다.

 

9. 애정의 사각관계,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가?: 전쟁을 치르는 동안에 에두아르트는 오토를 만나, 그에게 샤를로테와 이혼하려고 한다는 것을 분명히 전합니다. 친구 역시도 샤를로테와의 결혼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에두아르트는 이러한 정황을 오틸리에에게 설명해 줍니다. 오틸리에는 조용한 성품의 정갈한 여자였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만약 샤를로테가 남편을 포기한다면, 자신도 에두아르트와 혼인의 연을 맺을 수 있다고 조용히 대답합니다. 괴테는 이러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희망은 마치 천국에서 떨어진 별처럼 그들의 뇌리를 신속하게 스쳐 지나갔다. 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굳게 믿었다. 난생처음으로 자유로운 마음으로 단호하게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었다.”

 

10. 사고 인한 아기의 죽음: 에두아르트는 황급히 팔을 내밀어서 오틸리에를 끌어안습니다. 마치 성난 짐승처럼 달려드는 애인의 태도에 그미는 순간적으로 두려움을 느낍니다. 오틸리에는 그의 몸에서 빠져나와서 재빨리 나룻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려고 합니다. 호수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나룻배는 순간적으로 흔들렸고, 아이는 그미의 품에서 나와 호수에 빠져버립니다. 오틸리에가 아이를 물에서 건져 내었을 때 아이는 죽어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깊은 시름에 잠깁니다. 에두아르트 역시 눈물을 흘립니다. 그는 한편으로는 아들이 죽었다는 데 대해 고통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의 죽음이 오히려 다행일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평소에 아이가 이혼하는 데에 하나의 악재라고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절망에 사로잡힌 사를로테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남편과의 이혼에 동의합니다. “아이가 죽은 것은 내 탓이야. 내가 너무 머뭇거리면서 완강하게 남편에게 집착했기 때문이야.”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