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길 시인의 명시 "산족마을 동승 신쀼의식을 보며"를 인용합니다. 조만간 해설을 올려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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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미터 고산지대 외딴 산간마을
나의 어린 친구가 속세를 떠나 단기출가를 한다
절 마당에서 동무들과 대나무 공 세팍타크로를 차거나
말고삐를 잡고 풀밭을 찾아다니던 코코 아웅
짧지만 긴 불가의 세계는 높은 산 저 안개밭보다
무궁한 고행을 어린 도반에게 수행케 하리라
뜻도 다 헤아리지 못할 불경을 외우게 하고
붉은 단지를 안고 마을로 내려가 탁발승이 되라 하고
그러다 뜨거운 햇볕 내리쬐면
노승이 주는 샨스타일 얼음과자를 받아 빨면서
맨발의 학승이 되기도 할 것이다
코코 아웅
내일이면 스님으로 불러야 한다
그러다 열흘 후면 다시
속세의 어린 친구로 돌아올 것이다
오늘 그의 엄마는 파르라니 빛나는
아들의 머리를 매만진다
그래 이제 엄마를 떠나거라
너의 고향은
너의 모태는
궁극적 평안에 이르는 니르바나에 있느니라
스님의 엄마는 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과 왕관을 씌운다
붉은 흙가루와 나뭇잎을 개어 화려한 분장을 하고
마을에서 뽑은 붉은말 잔등이에 올려주며
순진무구한 너의 세계를 지키라 한다
불성은 너의 손바닥 안에 있느니
너의 집에 너는
네 우주를 안고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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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길 시집: 북국 독립서신, 들꽃세상 2019, 68 -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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