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504) 윤석열의 끊임없는 망언 (2)

필자 (匹子) 2021. 11. 7. 09:58

6. “지금 인문학은 그런 거 (기술과 자연 공학) 공부하면서 병행해도 된다. 그렇게 많은 학생은 대학 4년, 대학원 4년, 그건 (인문학 전공) 소수면 되는 것이다.”: 인문학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윤 후보는 인문학의 깊이와 사고가 궁극적으로 한 인간의 창의력과 비판력을 키우고 판단력을 바로 세운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일까? 의학이 수학, 물리 그리고 화학의 연구의 도움을 받으며, 법학이 문학, 역사 그리고 철학의 자양을 통해서 더 크게 생명력을 키워나간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말인가? 문학과 예술이 얼마나 인간 동물의 정서안정에 얼마나 지대한 도움을 주는지 정작 모른다는 말인가? 천박하기 이를 데 없는 실용주의자의 발언이 내 마음을 너무나 씁쓸하고 아프게 만든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에 백전백승을 거듭한 이유는 오로지 거북선 제작이라는 겉으로 드러난 자연과학적 기술 때문만은 아니었다. 장군은 평소에 독서와 사색을 통해서 사서삼경, 불교의 지식, 천문 지리 등의 지식을 습득하였으며, 이러한 폭넓은 지식이 놀라운 용병술을 낳게 했던 것이다. 오늘날 인문학은 주어진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을 키워주는 놀라운 자양이라는 사실을 왜 그는 모르는 것일까? 

 

7. "앞으로 왕XX라면은 먹지 않을 것이고, 배에도 王자를 새기지 않겠다." 이 말은 나중에 윤석열 후보가 직접 발언한 게 아니고, 대변인의 말로 판명되었다.  문제는 윤석열이 토론 석상에 손바닥에 王자를 그린 채 등장하였다는 사실이다. 설령 누군가 그렇게 써주었다고 하더라도 지운 다음에 모습을 드러내야 옳았다. 작은 퍼포먼스 하나로 윤 총장을 무속인이니, 아니니 하는 말은 너무하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손바닥의 王에서 우리는 권력자가 되고 싶은 얄팍한 속내가 은연중에 드러나고 있다.

 

8. "경선 과정에 내부 총질이 있다." 이는 윤석열 후보의 정당론에 엄청난 오류가 도사리고 있음을 말해준다. 모든 정당은 어째서 하나의 특정한 견해만 지녀야 하는가? 정당에 속한 당원들은 다른 견해를 고수해서는 안 된단 말인가? 대체 그는 정당을 어떠한 단체라고 파악하고 있는가? 민주 국가의 정당에서 당원들은 더 이상 철새가 아니며, 당수의 뜻에 따라 자신의 견해를 번복하는 하수인이 될 수 없다. 아직도 윤 총장은 검찰이라는 사무라이 집단의 수장의 버릇을 떨치지 못했단 말인가?

 

9. "상관에게 충성할 게 아니라, 나라에 충성해야 한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군국주의적 이념과 통한다는 데 있다. 조직 사회의 구성원은 상사든, 아랫 사람든 간에 사람을 따르지 말고, 조직의 이익에 충직함을 보여야 하는데, 조직의 이익은 한 가지 견해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신은 문재인의 정책에 대해 배신하면 괜찮고, 다른 사람은 자신의 정책에 토를 달리 말라는 뜻인데, 이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내지 아전인수의 기회주의적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상관에게 충성할 게 아니라, 나라에 충성해야 한다고 선언해 놓고, 권력의 개, 거짓말쟁이 김웅 의원을 시켜서 고발장을 보내게 하다니. 그래 놓고, 떳떳하게 정의와 공정을 말할 수 있을까? 그가 말하는 정의와 공정은 자신만의 잣대로 설정한 정의와 공정이 아닌가? 한국의 많은 정치가들은 거짓말쟁이 내지 부패한 도둑놈들인데, 새로이 정치에 입문한 윤 총장 마저 거짓말로 일관하면, 국민들은 도대체 누구의 말을 믿고 투표장에 가야 하는가?  

 

10. "우리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광주 민주화운동)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그거는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 심지어 국민의 짐 국회의원 김재원은 한술 더 떠서 "문 정권은 부동산과 원전 정책을 전두환에게 배워야 한다"고 망언을 늘어놓는다. 광주사태로 목숨을 잃은 분들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다시 한 번 피를 토하게 할 내용이 아닌가?

 

오늘날 사형이 집행되지 않더라도, 일반 사람들은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 또는 사형이라는 엄벌을 받는데,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독재자가 버젓이 살아있는 것만으로 법이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지 않는가? 공정을 떠드는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될까? 

 

11. "식용 개는 따로 키우지 않나?" 개처럼 사람을 충직하게 따르는 짐승도 없다. 개는 인간의 식구와 같다. 식용 개와 비-식용 개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개를 차별하는 태도는 인간을 차별하는 태도와 다를 바 어디 있는가? 개를 이런 식으로 차별하는 자는 사람 또한 금수저와 흙수저로 구분하는 사람일 것이다.

 

"전라도 사람은 비 전라도 사람과는 다르다." "여자는 남자들과 다르다." "서울대 출신 사람은 비서울대 출신들과 전적으로 다르다." "검사는 일반 사람들과 다르다."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과 전혀 다르다."  "자식 있는 부부는 개를 키울 여력이 없으므로, 자식 없는 부부와는 다르다." 등등의 구분의 사고는 은연중에 인간 차별의 의식을 떠올리게 한다.

 

12.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잘못된 것이다." 오늘날 기후 변화로 인해서 인간의 삶은 더욱더 황폐화될 것이고, 탄소 중립으로의 길은 필수적인 과제일 것이다. 그런데도 원전에 매달리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왜냐하면 지구의 플루토늄 매장량은 40년 정도 사용할만큼 한정되어 있다. 게다가 핵폐기물의 보관은 유럽이든 아시아든 간에 골치아픈 난제로 남아 있다.

 

재생 가능 에너지 전환의 정책은 대안이 아니라 필수인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도 탈원전 정책을 비난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 먼 미래 자식들의 자식들의 삶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기야 자식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 부모가 자식들에게 얼마나 희생하며 살아가는지 어찌 속속들이 알며, 자식의 먼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