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Brecht

브레히트: 제 6번째 소네트

필자 (匹子) 2022. 4. 23. 10:45

제 6번째 소네트

 

 

몇 년 전 어느 날 네게 많이 기대었을 때

나는 그다지 강하게 집착하지 않았어. 즉

원하지 않으면 그리워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욕망이 적으면 고통 또한 매우 경미하다고

 

그러니 많은 욕망 대신에 고통 없는 게 낫고

스스로 참아내는 게 잃어버리는 것보다 나은 법이야

남자의 욕망이 그러하니, 괴로워할 필요 없어.

할 수 있다는 건 좋으나, 해야 한다는 건 나빠.

 

물론 이는 형편없는 가르침에 불과해

한 번도 잃지 않은 자는 풍요롭다고 말할 수 없어

그렇다고 싫증난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야...

 

내 말뜻은 이래: 무언가에 강하게 기대하는 자에겐

끔찍한 시간 역시 어쩔 수 없이 주어지는 법이야.

그렇지만 우리는 결코 사물의 주인이 아니야.

 

Das sechste Sonett

 

Als ich vor Jahr und Tag mich an dich hing

War ich darauf nicht allzu sehr erpicht.

Wenn man nicht wünscht, vermißt man vielleicht nicht

Gab’s wenig Lust, ist auch der Gram gering

 

Und besser ist: kein Gram als: viele Lust

Und besser als verlieren: sich bescheiden

Der Männer Wollust ist es: nicht zu leiden.

Gekonnt ist gut, doch allzu schlimm: gemußt

 

Natürlich ist das eine schäbige Lehre

Der war nie reich, der niemals was verlor!

Ich sag auch nicht, daß ich verdrießlich wäre...

 

Ich meine nur: wenn einer an nichts hinge

Dem stünd auch keine schlimme Zeit bevor

Indessen sind wir nicht die Herrn der Dinge.

 

....................

 

어느 고승에게 두 명의 수련생이 찾아왔습니다. 그에게 배우면서 해탈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명의 수련생은 독서와 참선으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10년이 지난 다음에 고승은 두 제자의 내공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두 명의 젊은 여인을 물색하여, 야밤에 제각기 제자의 방에 들어가게 조처했습니다. 물론 두 여인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야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한 제자는 아름다운 여인이 방에 들어와서 자신을 포옥하려는 순간 몸을 돌린 다음에 목탁을 집어들고 두드리며, 염불을 외웠습니다. 다른 한 제자는 반라의 여인을 바라보자, 가만히 있었습니다. 여인이 자신을 끌어안을 때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그미를 살며시 안아주었습니다. 고승은 두 제자의 수련을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그는 전자의 제자를 책망하지 않고, 속세로 내려가라고 말했고, 후자를 칭찬하면서 "그만하면 되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첫 번째 수도승의 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솟구치지만, 이를 스스로 감내해야 합니다. 상기한 에피소드는 "많은 욕망 대신에 고통 없는 게 낫고/ 스스로 참아내는 게 잃어버리는 것보다 나은 법 "임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인간 동물은 많은 무엇을 갈망하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고 살아갑니다. 그래도 욕망이 있다는 것은 욕망이 없는 것보다 나은 법입니다.

 

욕망이 없다는 말은 향유 내지 즐거움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시적 화자는 말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자는 이로 인하여 질투, 시기 그리고 미움 등의 감정으로 "끔찍한 시간"을 보낸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완전하고 영원한 사랑을 쟁취하려고 발버둥치는 게 아니라, 주어진 사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차선책이라고 합니다.

 

마르가레테 슈테핀은 브레히트에게 방종한 성생활을 질타하는 시를 송부하였습니다. 그것은 이른바 복수의 소네트를 가리킵니다. 이에 대해 브레히트는 자신의 일부다처주의를 옹호하면서 상기한 시를 집필하였습니다. 작품은 작가의 자기변명처럼 들리지만, 남성의 욕망의 근본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남성들은 그저 모든 것을 베풀려고 할 뿐입니다. 대상이 누구든 간에. 이것이 남성의 어쩔 수 없는 욕망인지 모릅니다. 욕망을 제어할 수 없기에 인간은 “사물의 주인”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