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371) 성 단상 (10)

필자 (匹子) 2017. 7. 3. 14:56

91: 과거의 가부장적 시민 사회에서는 남성이 결혼 대상인 여성을 선택하지만, 여성에게는 최소한 결혼의 거부권이 존재하였다. 이는 여성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권한이었다. 그러나 가부장적 시민 사회가 지나가면 싫든 좋든 간에 여성은 공공연하게 남성이든 여성이든 사랑의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92: 개개인의 육체적 특성, 성격 그리고 심리적 열망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며, 학습을 통해서 절대로 완전히 변화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제 3의 성은 존재한다.

 

93: 남한의 정치가들은 출산율 저하를 염려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노동 인구의 감소를 뜻하기 때문이다. 미혼모에게 육아 비를 지원하는 제도는 필요하고도 바람직한 제도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보다 큰 시각으로 고찰하면 물구나무선 먹이 피라미드를 고려할 때 세계 인구는 서서히 감소되어야 한다.

 

94: 적에 아버지의 이름을 기록하게 하는 규정은 가부장주의의 편견에서 비롯한 관습이다. 19세기 유럽에서 여성은 자식을 낳을 경우 자신의 호적에 올려서 자식으로 하여금 자신의 성을 따르게 할 수 있었다.

 

95: 다른 유형의 사랑의 삶을 자식 없는 부부, 편부슬하의 자식, 편모슬하의 자식,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 돌아온 싱글 등을 생각해 보라. 이러한 가족 구도는 결코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부모와 자식이 함께 살아가는 일반적 가족 구도만이 올바르다."고 확신하는 사회적 편견이 오히려 병적이다. 자식 없는 부부, 편부 슬하의 자식,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 그리고 싱글들은 의외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다만 자신의 사적 삶에서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면 말이다.

 

96: 미래에는 다양한 공동체의 시스템이 공존하게 될 것이다. 레즈비언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여성이 남성의 노에로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증해준다. 어쩌면 여성이 반드시 남성을 사랑해야 하고, 남성이 반드시 여성을 사랑해야 하는 것 역시 상투적 관습에서 비롯한 편견일지 모른다.

 

97. 정신분열증은 뇌 속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이 과도하게 넘치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 의사들은 환자의 몸 속으로 향정신성 약물을 투여하여 말랑말랑한 뇌에 자극을 가함으로써 치료를 끝냈다고 단정하고 있다. 병의 치료는 부분적으로 가능하지만, 병을 발생시킨 요인에 관해서 그들은 거의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주어진 사회 구조 전체가 이미 병들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98. 현대인들이 감당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엄청나게 크다. 주어진 사회는 개개인에게 엄청난 크기의 심리적 압박을 가한다. 신자유주의 사회의 폭력을 생각해 보라. 첨단 과학 기술의 사회에 모든 정책은 몇몇 엘리트에 의해서 영위되고 있다. 프레카리아트로 떠밀려 있는 사회 구조 속에서는 모두가 생존하기 위해서 돈에 혈안이 되어야 한다. 민초들의 인간관계는 마치 당구공들처럼 서로 부딪쳤다가 떨어져나간다.

 

99. 황금만능주의가 횡행하는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린이, 여자 그리고 노약자뿐 아니라,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한 자들이다. 그들을 정신질환자들이 되도록 자극하는 것은 광기의 세상이다. 그러니 정신과 치료에는 어차피 한계가 있다. 어떻게 하면 미친 세상의 뇌에 향정신성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가?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세력이 크든 작든 간에- 민초들의 단합된 행동과 다른 방식의 대안적 삶일지 모른다. 예컨대 생태 공동체의 삶의 방식은 하나의 작은 대안일 수 있다.

 

100: 오류의 지적 속에도 오류가 도사리고 있다. 앞의 단상들은 차제에 공론화되지 않을 정도로 당연한 견해로 수용되면 좋겠다. 필자는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시대가 변화되기를 갈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