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동구러문헌

서로박: 나보코프의 '롤리타' (2)

필자 (匹子) 2021. 12. 30. 11:15

6. 딸을 보호하는 어머니, 모녀 가운데 누구를 사랑해야 하는가?: 어느 날 두 사람의 사랑의 장난이 발각됩니다. 결국 롤리타는 다른 곳에 위치한 여름캠프로 떠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조처를 끝낸 다음에 샬롯은 험버트에게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즉 영원히 사라지든지 아니면, 자신과 결혼하자는 게 두 가지 선택 사항이었습니다. 험버트로서는 차라리 샬롯과 결혼하는 게 낫다고 판단합니다. 롤리타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에도 없는 결혼식을 올리는 게 낫다고 판단합니다. 이 순간 주인공의 마음속에는 놀랍게도 샬롯을 죽이고 싶은 욕구가 불현듯 솟아오릅니다.

 

다른 한편 샬롯은 내심 험버트를 애호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롤리타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습니다. 샬롯은 어떻게 해서든 딸을 먼 곳의 학교로 보내어 그곳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게 최선이라고 믿습니다. 바로 이 무렵 험버트의 일기장이 샬롯의 눈에 띕니다. 일기장 속에는 롤리타에 대한 주인공의 연정 그리고 집착이 조목조목 기술되어 있었습니다.

 

이때 샬롯의 질투심은 극에 달하게 되는데, 이는 그미를 죽음으로 몰아가게 합니다. 샬롯은 험버트와 언쟁을 벌인 뒤에 세 통의 편지를 씁니다. 롤리타를 먼 곳의 학교로 보내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부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편지들을 우체통에 넣으려고 도로를 건너는 순간 샬롯은 우연히 지나치는 자동차에 치여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합니다.

 

7. 딸과 의붓아버지, 서로 연인이 되다: 험버트는 그미의 죽음을 슬퍼합니다. 그렇지만 이 사고로 인하여 사랑의 장애물이 사라졌음을 감지하고 쾌재를 부릅니다. 이제 롤리타는 주인공에게는 보살펴주어야 하는 어린 딸이 되었습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롤리타의 아버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롤리타를 여름캠프에서 돌아오게 합니다. 두 사람은 도중에서 호텔에 투숙하는데, 험버트는 그미에게 몰래 수면제를 복용하게 하지만 실패로 돌아갑니다. 다음날 아침 롤리타는 여름캠프에서 배운 사랑을 실제로 연습하려고 합니다. 사랑한다는 한 마디 말도 없이 의붓아비를 유혹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험버트는 혼란에 사로잡힌 채 롤리타에게 자신의 몸을 맡깁니다. 다음날 험버트는 샬롯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집으로 돌아가지 말자고 권고합니다. 롤리타는 한편으로는 의붓아비가 보호해주어야 하는 순진무구한 소녀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신비로운 요정과 같습니다. 그미가 오르가슴을 느낄 때마다, 험버트는 그다지 행복을 느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미 자체가 비밀스러운 요정으로 의식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미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험버트는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미국 전역의 모텔들을 전전하면서 동가식서가숙합니다. 방명록에 두 사람이 아버지와 딸이라고 기록합니다. 두 사람의 여행은 약 1년 동안 지속되는데, 그미와 함께 보낸 일 년의 세월은 지고의 축복 그리고 병적인 괴로움 등이 마구 뒤엉킨 나날이었습니다.

 

 

비어즐리의 공원에 있는 130년된 나무

 

8. 사랑은 적어도 그에게는 임에 대한 구속으로 표현되었다: 험버트는 어느 도시에 정주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하여 비어즐리라는 대학도시를 선택합니다. 롤리타도 이에 동의하고 약 1년 동안 이곳의 학교에 다니면서 즐겁게 지내려고 합니다. 비어즐리는 롤리타가 처음에 학교를 다니던 곳이었습니다. 적어도 여기서 살면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험버트의 집요한 생활패턴이 그미를 질식 상태에 빠뜨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험버트는 자신에게 집착하고, 행여나 자신이 다른 남자를 사랑할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롤리타는 이곳의 학교에 다니는데, 험버트는 그미의 모든 학교생활을 시시콜콜 관여합니다. 이를테면 그는 롤리타가 학교의 연극공연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이로 인하여 두 사람 사이에 격렬한 언쟁이 벌어집니다. 롤리타는 어느 날 멀리 도주하려고 하지만, 다시 붙잡힙니다.

 

이 일이 있은 다음에 롤리타는 그에게 한 가지 사항을 제안합니다. 학교 그리고 연극을 모조리 포기할 테니, 다시 여행을 떠나자는 것이었습니다.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여행의 목적지를 자신이 선택하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험버트는 이에 동의합니다. 서부로 향해 자동차 여행을 떠나던 그날 주인공은 순간적으로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서 추적당한다는 것을 감지합니다. 그는 틀림없이 탐정 아니면, 그의 연적 (戀敵)임에 분명한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롤리타가 심한 독감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을 때 험버트 역시 감염되어서 호텔에 혼자 누워 있게 됩니다. 그미는 이 기회를 틈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춥니다. 두 사람을 추적하던 사람이 그미를 데리고 간 게 분명했습니다. 험버트는 그미를 찾아서 동분서주하였으나, 어디서도 그미의 흔적을 찾지 못합니다. 험버트는 거의 절망적으로 약 3개월간에 걸쳐 LA, 샌프란시스코 등을 샅샅이 뒤지지만, 롤리타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9. 롤리타의 형편없는 현재 몰골 그리고 극도의 질투심이 살인을 저지르게 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후 3년이 지난 뒤에 이루어졌습니다. 롤리타는 주인공의 앞에 나타나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미의 얼굴은 창백했고, 몸 상태는 지저분하였습니다. 롤리타는 그 사이에 결혼했으며, 현재 임신 중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동안 험버트는 샬롯 해즈의 집세를 받아서 열배로 부풀려 놓았습니다. 이 돈을 그미에게 건네주면서, 그는 거의 절망적으로 자신에게 되돌아오라고 간청합니다. 그러나 롤리타는 이를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그러지 험버트는 현재 누구와 함께 살고 있는가? 하고 묻습니다.

 

결국 그미와 동거하는 남자는 롤리타의 마음을 빼앗아간 클레어 길티 Clare Quilty라는 극작가로 밝혀집니다. 남자는 최근에 포르노 영화를 함께 찍자고 요구했는데, 롤리타가 이를 거절하자, 결국 파경에 이르게 되었다고 토로합니다. 험버트는 처음에는 자신을 썩어 문드러지게 하는 질투심을 극복하려고 애써 노력합니다. 그러나 이는 실패로 돌아갑니다. 결국 그는 극작가를 찾아가서 대화를 나눕니다.

 

알고 보니 클레어 길티는 비어즐리에서 학교 연극의 연출을 맡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주인공에게서 롤리타를 빼앗아간 장본인이었습니다. 순식간에 험버트는 권총을 꺼내 그를 쏴죽이고 맙니다. 그런데 결말이 어떻게 될까요? 소설의 말미에 가상적 편집자가 등장하여, 비극적 결말을 전해줍니다. 험버트는 판결이 있기 전에 혈전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롤리타는 알라스카에서 아기를 출산하다가 난산으로 유명을 달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