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베를린에서

필자 (匹子) 2012. 7. 25. 10:18

재독 한인인 어수갑씨가 이렇게 말했지요, "독일은 재미없는 천국이고, 남한은 재미있는 지옥이다."라고.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유럽에 가니, 남한의 사회구조가 얼마나 허례허식적이고, 가부장주의적이며, 폐쇄적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남한 사람들만큼 인정 넘치는 자들도 세상에는 없지요. 흔히 유럽의 경제 위기를 이야기하지만, 대도시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경기 불황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날씨는 처음에는 좋았지만, 7월 중순부터 비가 자주 와서, 언제나 우산을 소지해야 했습니다.

 

80년대 독일과는 달리 유럽에서는 거지들이 보였고, 지하철에는 구걸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베를린의 이슈는 언제나 날씨, 공항 건설로 국한되는 것 같았습니다. 참 내년에 쇠네펠트 공항이 건설되는데, 건설 비용으로 시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나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주로 라디오 음악 들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방송에서 단 한번도 K팝을 들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70년대의 팝, 록 등이 주류를 이루었지요. 산타나, 슈퍼 프램프, 퀸, 마이클 잭슨, 다이아나 로스, 비틀즈, 돈 맥클린, 등의 음악을 많이 들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베를린 자유 대학교에 주말에도 학생들이 도서관을 가득 채워 공부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과에는 해마다 80명의 학생들이 입학하여, 입학 정원제 Numerus Clausus를 도입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찬밥 신세인데, 그곳에서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종합대학은 취업의 과정으로 간주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몇몇 사립 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고등 교육의 경비를 보담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소신 있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는 지금 태풍이 몰아친다고 하던데.. 주의하기를...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