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Bloch 저술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내용 소개 (5)

필자 (匹子) 2023. 6. 8. 11:05

23. 형법, 비극 그리고 범죄를 실질적으로 거부하는 일

(1) 아버지와 같은 판사: 짧은 단상이다. (2) 노동 시장 그리고 형벌의 집행: 이 장에서 블로흐는 놀라운 사항을 제기한다.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사회 사람들은 죄수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엄격한 형벌을 가하지 않았다. 중세 초기, 르네상스 시대라든가 산업 혁명 이후에는 사형 제도가 커다란 효력을 발휘하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사형을 집행하는 것보다 수인들을 감옥에 가둔 뒤에 강제노동을 시키는 게 도움이 되었다.

 

 

(3) 근원적 죄악과 참회의 역사: 이 장에서 블로흐는 유대교 그리고 기독교에서 언급되는 원죄를 법철학적 관점에서 언급하고 있다. 법은 태초의 인간이 저지른 근원적 죄악을 반영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아퀴나스의 상대적 자연법이라든가, 객체의 법은 원죄의 신화에 의해서 정당화되고 있다. 보복의 법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배계급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보수 이데올로기로 기능한 것은 그 때문이다. (4) 근원적 죄악으로부터 일탈하기, 비극적인 불빛: 이 장에서 블로흐는 비극 작품이 처음부터 “재판”을 전제로 공연되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다음의 사항을 강조한다. 즉 비극적 영웅은 스파르타쿠스 내지 토마스 뮌처와 같은 인물일 수 있는데, 이들에 비하면 모든 것을 판결하고 질서 잡는 제우스신의 존재는 권력자의 객체의 법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관객에게 중요한 것은 비극적 영웅의 거역과 저항의 행위에 공감하는 태도라고 한다.

 

(5) 절도, 강도 살인, 공문서 위조: 처벌에 관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이론: 이 장에서 블로흐는 범죄의 유형을 열거하면서, 보복 이론 그리고 보호 이론을 구명하고 있다. 보호 이론은 범행 뿐 아니라, 범죄자의 인성, 범행 동기 그리고 사회적 배경 등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자연법사상에 근친하다. 문제는 보호 이론이 계급 차이를 인정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충분하게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6) 정말로 급진적인 처벌 이론으로서의 사회를 해롭지 않게 만드는 작업: 블로흐는 이 짤막한 장에서 모든 혁명을 방해하는 소시민의식을 명징하게 요약하고 있다. 소시민들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혁명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그들에게 끔찍한 해악을 가하게 될 파시즘에 동조하는 오류를 저지른다. 궁극적으로 불법 사회를 처단할 수 있는 것은 블로흐에 의하면 마르크스주의라고 한다.

 

 

24. 국가의 기원, 국가의 법, “지배의 비밀 Arcana dominationis그리고 그 반대 사항

(1) 감독 당하는 결혼: 결혼은 사적이고 개인적인 사항이지만, 항상 제도의 영향을 받는다. 결혼을 통해서 구성되는 가정은 국가 내의 가장 작은 단위라는 점에서 결코 사적인 개인적 집단이 아니다. (2) 국가의 기원, 지배의 비밀 Arcana dominationis: 이 장은 블로흐가 생각하는 계급 없는 사회의 특성 및 이와 관련되는 자연법의 활용 등에 관하여 다루고 있다. 국가는 블로흐에 의하면 생산 수단과 결부된 재산의 불평등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다. 계급 없는 사회에서는 사실을 관할하는 사회 체제가 인간에 의해 지배되던 국가 체제를 대치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국가 및 권력 유지를 위한 범법의 술수들은 사라지고 급진적 자연법은 서서히 커다란 효력을 발휘하리라고 한다.

 

 25. 국가로 변한 신 그리고 공동체 속의 권리

마지막 장에서 블로흐는 미래의 사회주의 체제 내에서의 교회와 종교의 사명을 추적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가톨릭교회는 계층 국가를 옹호해 왔으며, 심지어 파시즘 국가를 용인해 왔다. 블로흐에 의하면 가톨릭교회 역시 국가가 사멸하듯이, 권위적인 관료 체제를 허물어야 하며, 차제에는 에큐메니컬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한다.

 

26. (첨부 자료) 비참한 현실을 떨치려고 애쓰던 독일의 학자, 크리스티안 토마지우스

이 장에서 블로흐는 독일의 계몽주의의 토대를 닦은 크리스티안 토마지우스의 삶과 자연법사상을 조명하고 있다. 토마지우스는 독일 대학에서 최초로 독일어로 강의하였고, 교양 잡지를 간행하였다. 토마지우스는 어리석게도 데카르트가 추구한 기계주의의 역동성이 이론을 부정하고, 빛과 공기 속에서 정신의 본질을 발견하려 했다. 이는 파라켈수스와 뵈메가 추구한 질적 자연에 관한 세계관과 관련되는 입장으로서 당시 낙후한 독일의 현실적 상황에 기인한다.

 

토마지우스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자연법사상이다. 토마지우스의 자연법은 신학으로부터 구분되는 인간 이성의 도덕적 측면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것은 “법치성 iustum”, “고결성 decorum” 그리고 “명예로움 honestum”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인간의 궁극적 행복과 평화를 목표로 한다. 그밖에 토마지우스는 고문과 마녀 사냥에 저항하였으며, 사유재산이 없는 인간의 공동체의 삶에 관해서 깊이 숙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