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일 3

서로박: 키케로의 국가론 (5)

23. 『국가론』과 관련하여 「스키피오의 꿈」이 지니는 의미: 그렇다면 어떠한 이유에서 키케로는 자신의 책 『국가론』의 마지막 부분에 일견 사적으로 보이는 두 번째 스키피오의 꿈 이야기를 실었을까요? 스키피오가 꿈에서 고찰한 우주는 무엇이며, 이것이 국가를 다스리는 문제와 과연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말해서 국가를 훌륭하게 다스리는 인간의 영혼은 천구에 머물면서 영생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키케로는 책의 서두에서 인간의 두 가지 유형의 삶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도덕적 완전성을 추구하는 삶이며, 다른 하나는 “향락voluptas” 내지 “무위otium”에 의해 소진되는 삶입니다. 키케로에 의하면 공동체를 위해서는 후자의 삶보다는 전자의 삶이 더욱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나라를 ..

37 고대 문헌 2021.08.25

키케로의 국가론 (3)

13. 키케로에게 영향을 끼친 서적들 (1): 키케로의 『국가론』에 영향을 끼친 서적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키케로는 고대의 문헌에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었으며, 고대 지식인들의 정치관을 꿰뚫고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군주제, 과두제 그리고 민주제의 혼합형이 가장 바람직한 정치 형태라는 그의 주장은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견해입니다. 가령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 제 4권에서 정치의 형태를 참주제, 과두제 그리고 민주제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참주제를 사악한 제도라고 평하면서, 과두제와 민주제의 혼합형을 가장 바람직한 정치 형태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한 키케로가 참고한 책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디카이아르코스Dikaiarch의 책 「세 도시의 대화Τριπολιτικός 」가 있습니..

38 중세 문헌 2021.08.19

서로박: 키케로의 '스키피오의 꿈'

19. 「스키피오의 꿈」: 이제 우리 『국가론』 제 6권 가운데 9장에서 29장에 실려 있는 「스키피오의 꿈」을 살펴보겠습니다. 작품은 『국가론』의 제 1권부터 제 5권에 비하면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고대 사람들의 우주론을 접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스키피오는 20년 전, 그러니까 기원전 149년에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때 그는 지금은 알제리에 있는 루미디아를 다스리는 마니시아 왕을 알현한 적이 있었습니다. 두 반째 스키피오는 그날 밤 늦게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양부인 첫 번째 스키피오가 출현하여 기이한 말을 전합니다. 즉 두 번째 스키피오는 앞으로 약 3년이 지나 카르타고를 쳐부수고, 이곳을 다스리리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에스파냐의 고대 도시인 누만티아를..

37 고대 문헌 2021.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