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자 2

서로박: (2) 블로흐와 자연 주체

(앞에서 계속됩니다.) 5.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요 개념, 실체, 기체: 아리스토텔레스의 몇몇 개념들은 어떤 의미론적 혼란스러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실체οὐσία”는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한편으로는 개별적 사물과 연결되는 주체를 가리키며, 다른 한편으로는 (개별 사물 속에 깃들어 있는) 본질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주체의 개념은 “히포케이메논ὑποκείμενον”으로 표현되는데, 개별 사물로서의 주체를 가리킬 뿐 아니라, 개별 사물 속에 도사리고 있는 소재 원인으로서의 “기체Substrat”로 의미론적 확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실체”라는 말은 “어떤 존재자의 실체”라는 이항관계에 따라 사용되기도 하고, 단적으로 어떤 존재자를 “실체”라고 부르는 경우처럼 단항개념으로 사용되기..

27 Bloch 저술 2024.11.03

박설호: (2) 블로흐의 물질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스토아학파의 물질 그리고 스콜라 철학과 신의 존재: 초기 스토아 사상가들은 신과 물질을 유기적 통일체로 파악하고, 전자를 “산출하는 자연natura naturans”의 능동적 근원으로, 후자를 “산출되는 자연natura naturata”의 수동적 근원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들은 유일신교이든 다신교이든 간에 물체의 탄생에 기여하는 신의 영향력을 굳게 믿고 있었는데, 이로 인하여 물질이 고유한 방식으로 형태를 산출한다는, 이른바 수동적 작용을 강하게 표방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물질은 작용을 가하는 존재인 동시에 작용을 받는 존재로 이해되었습니다. 신과 물질은 –특히 솔로이 출신의 크뤼시포스Chrysippos von Soloi에 의하면- 상호 유기적으로 작용한다고 확신했습니다...

27 Bloch 저술 2024.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