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게스 2

서로박: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1)

1. 가능성의 인간: 로베르트 무질 (1880 - 1942)의 미완성 대작 『특성 없는 남자』는 20세기 초 문학 유토피아의 유형적 특징을 명시적으로 표방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세기말의 병든 유럽 사회의 시대정신을 예리하게 지적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 의미심장한 유토피아의 성분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주인공은 인간 소외, 계층적 차이 그리고 전통적 가정 제도 등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자의에 의해서 사회로부터의 모든 관계망을 차단시키려고 합니다. 이로써 강조되는 것은 정확성과 개방성입니다. 이것은 어떤 가능한 현실 내지 가능성의 사고와 관련됩니다. 가령 주인공은 실제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외적 강령에 의해 조종당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설정한 고유하고도 가치 있는 삶을 찾으..

43 20전독문헌 2021.03.14

(단상. 418) 니체는 있는데, 클라게스는 없다.

프리드리히 니체에 대한 몇몇 교수들의 집착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물론 21권으로 이루어진 니체 전집 간행은 문헌학적 수확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그러나 니체의 철학은 서양 철학의 핵심적 논거를 파악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주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니체는 이방인의 자세로 서양의 철학적 문화적 두 줄기인 그리스 철학과 기독교 사상을 원천적으로 비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지하다시피 니체는 플리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흐름 대신에 페르시아의 사상에서 차라투스트라의 정신을 도출해내었습니다. 그러나 초인의 정신은 파시즘의 의혹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여성 혐오를 도출해낸다는 점에서 쇼펜하우어 그리고 하이데거 등의 허무주의의 철학적 논거와 함께 현대적 관점에서 비난 받아야 마땅합니다. 가..

3 내 단상 2019.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