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스 4

서로박: 입센의 유령 (1)

(1) 입센, 병든 사회의 신랄한 비판가: 친애하는 K, 다시 헨릭 입센 (Henrik Ibsen, 1828 - 1906)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병든 유럽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묘파한 극작가로서 우리는 입센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가부장적 남성 사회를 “인형의 집”으로 규정하고, 이에 저항하는 여성상, 노라를 창조한 자는 입센입니다. 이성 그리고 감성의 극렬한 균열로 인하여 세계 곳곳을 방황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페르 귄트를 묘사한 자 역시 입센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음의 사항을 잘 모릅니다. 즉 강제적 성윤리에 바탕을 둔 시민주의 가정의 질서를 철저히 고수하다가 몰락을 맞이하는 여성상을 창조한 작가 역시 입센이라는 사항 말입니다. 이를테면 극작품 “유령 (Gengange..

39 북구문헌 2021.08.10

서로박: 마이어의 무효 선고받은 독일인

독일의 비평가, 한스 마이어 (Hans Mayer, 1907 - 1998)의 "무효 선고받은 독일인 (Ein Deutscher auf Widerruf)"은 두 권으로 이루어진 회고록인데, 1982년에서 1984년 사이에 씌어졌다. 마이어는 문예 이론가 내지 에세이스트로 살아오면서, 많은 풍파를 겪었다. 그의 회고는 작품 속에서 50년대부터 시작되어 1980년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스 마이어는 계몽된 유대인 시민의 가정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법률학을 공부했다. 이 시기의 이야기는 제 1장 “물고기의 표시 속에서”에 자세히 서술되고 있다. 당시에 쿠르트 투콜스키 (K. Tucholsky)의 날카로운 산문은 그에게 커다란 감명을 주었다. 마이어는 1923년에 게오르크 루카치 (G. Lukács)의 "역사와 계..

25 문학 이론 2021.02.03

서로박: 프리츠 루돌프 프리스의 '오블라두로 향하는 길'

친애하는 F, 오늘은 프리츠 루돌프 프리스 (Fritz Rudolf Fries, 1936 - )의 문학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프리스는 1936년에 에스파냐의 빌바오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독일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에스파냐의 파르티잔에 체포되어 총살당했습니다. 1942년 가족들은 라이프치히로 이주하여 그곳에 정착하였습니다. 그의 이력은 “에스파냐라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동독이라는 전체주의 국가로 이주한 삶”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프리스의 뇌리에는 유년의 참혹한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즉 40년대 초 연합군에 의해서 처참하게 폭격당한 라이프치히가 바로 그 상흔이었습니다. 프리스는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영문학 그리고 에스파냐 문학을 전공하였..

45 동독문학 2020.11.27

서로박: 우베 텔캄프의 탑 (5)

(앞에서 계속됩니다.) (26) 제목의 의미 (1): 친애하는 T, 지금까지 우리는 작품의 주제 및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작품의 제목인 “탑”은 여러 가지의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로 그것은 드레스덴의 가상적 도시구역을 가리킵니다. 텔캄프는 집필 당시에 실제로 존재하는 “바이서 히르쉬” 지역을 염두에 두었다고 합니다. 둘째로 제목은 상아탑 내지 동독의 교양 있는 시민계급의 삶의 영역을 지칭합니다. 작가는 작가 그룹 내지 의사들이 살아가는 지역으로서 “탑 속에서”를 설정하였습니다. 학식을 지니고 삶의 모든 측면을 비판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줄 알았던 계급은 1977년 비어만 사건 이후로 더 이상 정치에 관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사회 참여를 거부하고 실내음악에 몰두하는 등 사적인 삶에 몰입..

48 최신독문헌 201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