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 4

서로박: 천일야화, 431 번째 이야기 (1)

1. 『천일야화』의 431 번째의 이야기: 천일야화 가운데 한 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페리사다 공주는 고결한 정원에 혼자 머물면서 여러 가지의 휘황찬란한 꽃을 가꾸고 있었습니다. 바만 왕자는 말을 타고 어디론가 사냥을 떠났습니다. 저녁 무렵 어느 나이든 여인이 아름다운 여인을 찾아와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어딘가에서 칩거하면서 살아가는 경건한 여인이었습니다. 공주는 여인을 방으로 들어오게 하고, 함께 기도를 드리자고 청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녁 무렵 기도를 올리는 게 관습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이든 여인은 아름답게 빛나는 찬란한 정원을 바라보고는 찬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공주님. 유감스럽게도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에는 세 가지 보물이 빠져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세 가..

38 중세 문헌 2023.04.11

서로박: 천일야화, 스토리텔링 (3)

9. 이야기의 배열과 내용: 줄거리는 처음부터 주제와 결부되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세헤라자드는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사랑과 성, 정조와 배신 그리고 이로 인한 처절한 아픔 등을 삽입시켰습니다. 이는 현혹된 기억으로서의 “이미 본 무엇Déjà-vu”, 가령 샤리야르 왕의 트라우마를 조금씩 건드리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주제의 강도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일입니다. 이 점은 천 하룻밤 동안의 이야기를 모두 끝낸 다음에 고백한 그미의 말에서 확인됩니다. “저는 칼리프와 제왕 및 다른 분들이 여인들로 인해 겪었던 일들을 폐하께 오랫동안 이야기해왔습니다.” 추측컨대 왕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다음과 같이 생각했을 것입니다. “나 혼자 세상의 모든 고통을 짊어지고 사는 게 아니구나...

38 중세 문헌 2021.11.27

서로박: 천일야화, 스토리텔링 (2)

5. 세헤라자드의 네 가지 특성: 세헤라자드는 처음부터 치료사로서의 네 가지 덕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첫째로 세헤라자드는 쾌활하고 상냥했습니다. 원래 인간의 감정은 마주치는 사람에게 “전염(?)되곤” 합니다. 둘째로 세헤라자드에게는 총명함과 기지라는 두 가지의 덕목이 있었습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그미가 환자의 마음을 꿰뚫을 줄 아는 독심술과 배려의 능력을 갖추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독서와 사색을 통해서 가능했습니다. 셋째로 세헤라자드는 왕의 살해 이유를 처음부터 알고 있습니다. 만약 왕 자신에게 어떤 하자가 있어서 왕비가 엽색행각을 저지른 게 아니라는 점이 밝혀지게 된다면, 샤리야르 왕은 더 이상 처녀들을 살해하지는 않으리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넷째로 세헤라자드는 어떤 사명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수..

38 중세 문헌 2021.11.27

서로박: 천일야화, 세계의 비밀과 사랑 (1)

1. 우리의 인식 능력은 제한적이다.: 우리는 지구가 태양을 돌고, 달이 지구 주위를 회전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사람들은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믿었습니다. 갈릴레이의 이전 시대에는 지구 중심설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인간은 해가 동쪽에서 뜨고 서쪽에 기운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인간의 인지 능력은 편협하고 제한적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과거 사람들은 다른 물질로 금을 창조해낼 수 있다고 지레짐작하였습니다. 연금술사들은 단순한 기술자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목욕재계한 다음에 수없이 실험에 임했습니다. 이를 위해 사용된 것은 수많은 다른 물질들이었습니다. 황Sulphur은 물질을 태우고, 수은Merkur은 물질을 용해시키며, 소금..

38 중세 문헌 2021.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