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 2

서로박: (3) 잉고 슐체의 '새로운 삶들'

(앞에서 이여집니다.) 과거 작가 지망생으로 살아가던 당시에는 최소한 입신 (立身)에 대한 기대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또한 서방세계는 그에게 흐릿한 천국으로 인지되곤 하였습니다. 주위에서 그는 선배 작가들이 서독에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경우를 접하고, 이를 기대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통일이 되자 모든 것은 달라졌습니다. 성공은 창작 대신 경제적 이득 추구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엔리코 튀르머는 성공의 가도를 달립니다. 그렇지만 그는 깊은 심리적 좌절감을 맛보게 된 것입니다. 그에게는 더 이상 어떤 순수한 꿈이 자리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클레멘스 폰 바리스타에게 자신의 꿈을 팔아넘기고, 대신에 자신을 부유하게 만드는 상술을 얻었던 것입니다.  서방세계는 주인공에게는 비록 접근이 ..

48 최신독문헌 2024.11.23

서로박: (3) 되블린의 'Novemver 1918'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로자 룩셈부르크의 기이한 망상: 제4권 『카를과 로자』는 소설의 범위 그리고 내용을 고려할 때 정점을 이루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가는 일차적으로 로자 룩셈부르크가 수감된 장면을 세밀하게 서술해 나갑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감옥에서 로자 룩셈부르크는 정신 착란의 상태에서 연인이었던 하네스 뒤스터베르크와 만납니다. [그미의 실제 연인은 한스 디펜바흐 (Hans Diefenbach, 1884 – 1917)였습니다.] 이때 로자 룩셈부르크는 비몽사몽 간에 어떤 기이한 망상에 사로잡힙니다. 자신의 연인 하네스는 악마의 모습으로 그미의 자궁 속에 자라난다는 망상이었습니다.  작가 되블린은 로자 룩셈부르크가 보낸 마지막 혁명의 나날을 이러한 방식으로 서술할 수밖에 없었습니..

43 20전독문헌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