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영 3

박설호: (5) 루카치와 블로흐. 사상과 예술론의 차이점

20. 자연 주체에 관한 블로흐의 시각: 중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즉 루카치가 인간, 사회 그리고 역사 발전을 중시하여, 오로지 정치경제학과 마르크스주의의 미학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블로흐는 유토피아의 사고 속에 인간 주체와 자연 주체를 설정하고, 자연의 인간화 그리고 인간의 자연화라는 서로 교차된 관점에서 사고해나갔습니다. 그런데 블로흐의 경우 마르크스의 유물론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물질 이론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자유의 나라”(Marx)에 관한 단초 역시 인간과 자연 속에 내재한 경향성과 잠재성이라는 사상적 촉수 속에 처음부터 발현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루카치의 사상이 20세기 초의 정치적 유토피아의 종말과 함께 현대성을 상실해 나간 반면, 블로흐의 자연 주체는 21..

27 Bloch 저술 2024.10.03

박설호: (2) 루카치의 "역사와 계급의식"

(앞에서 계속됩니다.) 루카치는 이로써 마르크스의 소외의 개념을 다시금 새롭게 규명하였다. [루카치가 글을 쓸 무렵 맑스의 「경제 철학 수고」 (1844)는 아직 세인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자본" 제 1권에서 설계된 바 있는, 상품의 물신 숭배적 경향을 확장시켰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방대한 저작에서 가치 형성의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상품의 물신숭배주의를 거론했는데, 루카치는 사회적 행위의 전체적 영역으로 관련시켰던 것이다. 이로써 막스 베버 (M. Weber)의 합리성의 테제가 루카치에 의해서 보완되었다. 실제로 베버는 현대적 특성을 사회관계를 더욱 명확히 계산하려는 욕망 속에서 고찰하려고 하지 않았는가? 물론 루카치가 이렇게 개괄적으로 조망함으로써 마르크스의 분석을 어느 정도 왜곡시킬 수밖에..

23 철학 이론 2023.02.13

서로박: (2)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

에스파냐에 있는 벤야민의 묘비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기원을 철학적으로 상세히 규명해 보도록 하자. 벤야민은 알레고리 개념을 수미일관 추적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간과했던 “기술적 용어 (terminus technicus)”에 자신의 고유성을 부여하는 작업일 뿐 아니라, 알레고리 자체가 결국 인식 이론적 카테고리로 화하고 있다. 자고로 인간의 제한된 주관적 인식 능력 그리고 인식될 수 없는 객관적 진리의 내용 사이에는 분명히 간극이 있다. 이는 칸트 (Kant) 이후로 이어진 철학적 전통이기도 하다. 그러나 벤야민의 비평의 개념은 이러한 간극에 대해 하나의 이의를 제기한다. 인식은 무언가 지향하려는 소유와 같은 무엇으로서, 의향 없는 존재로서의 진리로부터 상당히 제한 당하고 있다. 이 경우 진리는 인식..

25 문학 이론 2020.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