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음각과 그림자 속에 도사린 여백의 만화경 너: “기억과 갈망의 몽타주”라는 표현이 흥미롭군요. 나: 시인의 작품 속에는 과거의 찬란한, 혹은 끔찍한 기억으로서의 상이라든가 갈구하는 삶에 대한 갈망의 상이 현재 현실에 중첩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정주의 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리는 일단 작품들을 여러 번 정독해야 합니다. 게다가 그의 시를 자구적으로 이해할 게 아니라, 시적 현실 속에 담긴 배후의 상, 다시 말해서 기억과 갈망의 상을 도출해내야 합니다. 시작품 속에 활용된 시어들에 집착하지 말고, 그 속의 여백을 고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만약 겉으로 드러난 시적 표현의 양각 뒤에 숨어 있는, 어떤 음각의 상을 바라보게 되면, 우리는 이정주의 시가 지향하는 바를 분명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