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이야기의 배열과 내용: 줄거리는 처음부터 주제와 결부되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세헤라자드는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사랑과 성, 정조와 배신 그리고 이로 인한 처절한 아픔 등을 삽입시켰습니다. 이는 현혹된 기억으로서의 “이미 본 무엇Déjà-vu”, 가령 샤리야르 왕의 트라우마를 조금씩 건드리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주제의 강도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일입니다. 이 점은 천 하룻밤 동안의 이야기를 모두 끝낸 다음에 고백한 그미의 말에서 확인됩니다. “저는 칼리프와 제왕 및 다른 분들이 여인들로 인해 겪었던 일들을 폐하께 오랫동안 이야기해왔습니다.” 추측컨대 왕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다음과 같이 생각했을 것입니다. “나 혼자 세상의 모든 고통을 짊어지고 사는 게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