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희 2

서로박: (3) 되블린의 'Novemver 1918'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로자 룩셈부르크의 기이한 망상: 제4권 『카를과 로자』는 소설의 범위 그리고 내용을 고려할 때 정점을 이루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가는 일차적으로 로자 룩셈부르크가 수감된 장면을 세밀하게 서술해 나갑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감옥에서 로자 룩셈부르크는 정신 착란의 상태에서 연인이었던 하네스 뒤스터베르크와 만납니다. [그미의 실제 연인은 한스 디펜바흐 (Hans Diefenbach, 1884 – 1917)였습니다.] 이때 로자 룩셈부르크는 비몽사몽 간에 어떤 기이한 망상에 사로잡힙니다. 자신의 연인 하네스는 악마의 모습으로 그미의 자궁 속에 자라난다는 망상이었습니다.  작가 되블린은 로자 룩셈부르크가 보낸 마지막 혁명의 나날을 이러한 방식으로 서술할 수밖에 없었습니..

43 20전독문헌 2024.11.14

서로박: (2)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트문트

6. 서울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골트문트는 사랑에 잘 끌리고, 외로움을 잘 타는 섬세한 청년이었습니다. 외로움은 그로 하여금 끝없이 사랑을 갈구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단조로운 삶은 그로 하여금 어디론가 멀리 방랑하게 했습니다. 한마디로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갈망과 방랑벽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유래한 것이었습니다. 골트문트의 이러한 특성은 주인공의 친구 나르치스에게는 전혀 발견되지 않습니다. 나르치스는 진리와 사랑을 누구보다도 신에게서 발견하려고 처음부터 작심하고 있었지요. 그렇기에 그는 세속적 삶과 사랑의 유혹을 받지 않고, 수도원 속에서 안온한 마음으로 명상에 침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사람 모두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 인간 삶의 깊은 뜻을 체득해 나간다는 사실입니다. 나..

43 20전독문헌 202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