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펠 3

서로박: 베르펠의 태어나지 않은 자들의 별 (3)

18. 천체 인간의 삶에서 드러난 몇 가지 문제점: 주인공은 한 가지 사실에 대해 무척 아쉬움을 금치 못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천체 인간들이 아무런 축제를 즐기지 않고, 따분하고도 단조롭게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예컨대 누구든 간에 어떤 기이한 상황에 직면하면 약간 흥분하게 되는데, 천체 인간들의 면모에서 이러한 자극이 그다지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희로애락 애오욕의 정서가 마치 어떤 의식의 빛에 의해서 세척되는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하여 개인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정서적인 모든 능력이 사라지고 맙니다. 가령 인간의 심리는 더 이상의 고통 내지 고뇌를 분명하게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희로애락 애오욕의 정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계층 사이의 심리적 갈등 그리고 투쟁..

43 20전독문헌 2021.10.10

서로박: 베르펠의 '태어나지 않은 자들의 별' (2)

9. 첨단 자연과학의 활용: 두 사람의 여행은 20세기의 자연과학으로는 도저히 해명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거의 십만 년이라는 시공간을 넘나들게 되는 것은 오로지 첨단 자연과학의 활용으로 가능합니다. 어린아이조차도 텔레파시를 사용하여 먼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소통합니다. 사람들은 약 천 미터 높이의 건축물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사람들은 높은 건물에서 거주하면서 “회전 비행기 Gyroplane”를 타고 세상을 돌아다녔는데, 이제 그들 대부분은 주로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Zemsauer: 112). 왜냐하면 이곳 사람들은 다시 전쟁이 발발할지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Jens: 555). 그들은 과거의 전쟁의 끔찍한 참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

43 20전독문헌 2021.10.10

서로박: 베르펠의 '태어나지 않은 자들의 별' (1)

1.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평화 공존과 인종 극복의 유토피아: 프라하 출신의 유대인 작가, 프란츠 베르펠 (Franz Werfel, 1890 – 1945)은 수십 년 동안 독일과 슬라브 민족 사이에서 자리하던 보헤미안 문화에 경도해 있었습니다. 비록 유대인의 피를 물려받았지만, 스스로를 가톨릭 시인으로 규정하였고, 사라진 헝가리와 오스트리아의 이중 군주국의 예술적 보헤미안의 정서를 죽을 때까지 고수하려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조국, 체코로부터 박해당하고, 이른바 “넥타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인종으로부터 거부당했으며, 타인종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신앙의 산실인 로마 가톨릭 교회로부터 배척당했습니다. 그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자들의 별』을 탈고한 뒤 며칠 후에 사망했을 때, 그의 곁을..

43 20전독문헌 2021.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