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그송 4

서로박: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

"소설의 이론"은 루카치가 “거대 서사 (장편 소설)”의 형식에 관한 역사 철학적 시도이다. 이 작품은 1916년 "미학과 일반 예술학을 위한 잡지"에 간행되었다. 루카치의 이 문헌은 에세이와 비평의 시기 -헝가리어로 집필된 "영혼과 형식" 1910, 장르 미학적 출발점이 되는 (독일어로 집필된) "비극의 형이상학" 1911-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동시에 루카치의 상기한 문헌은 나중의 “거대 미학”을 정립하기 위한 중간 단계인 셈이다. 소설의 이론에서 루카치는 해석학적으로 다양하게 축적된 변형 과정을 도출해내고 있다. 이러한 변형 과정은 신낭만주의의 사고 구조 (슐레겔, 노발리스)로부터, 헤겔의 단계적 변증법, 키르케고르의 시기(時期)적 변증법, 솔거 (Solger)의 아이러니 구상 등을 거쳐..

25 문학 이론 2023.03.03

블로흐: 베르그송과 물질 (3)

가령 베르그송의 도약의 개념은 처음부터 모든 게 결정되어 있는 인과율의 법칙을 조롱합니다. 도약은 마지막 종착 지점을 비아냥거리고 비웃습니다. 왜냐하면 인과율의 법칙은 실현을 위해서 나아가는 방향의 유연성을 용인하지 않은 채 처음부터 마지막의 종점을 결정짓게 하기 때문입니다. 베르그송은 원인과 결과라는 두 가지 사항이 물리역학적인 것이며, 만물의 흐름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합니다. “생명은 무엇보다도 어떤 통로의 장소이며 그리고 생명의 정수는 그것을 이전하는 운동 속에 위치하고 있다. L'être vivant est surtout un lieu de passage, et l'essentiel de la vie tient dans le mouvement qui la transmet.” 인용문에서 베르그송..

23 철학 이론 2022.06.01

블로흐: 베르그송과 물질 (2)

베르그송이 추구한 단순한 직관은 물질 이론의 모든 유형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진실로 물질 이론은 대부분의 경우 인과율 내지 발생 기원적인 견해에 근거할 뿐 아니라, 나아가 경제적 물질적 역사관 내지 변증법적 물질 이론의 세계관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르그송은 물질을 그런 식으로 고찰하지 않고, 단순히 어떤 정태적인 기억과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물질에서 어떠한 새로운 무엇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베르그송의 지론이었습니다. 물질은 베르그송에 의하면 스스로에 내재해 있는 모든 “팽창력tension”이 사라질 때까지 아래로 그냥 가라앉는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바깥으로 향하는 힘이 가해지면, 비스듬히 하강하여, 결국에는 죽음이라는 따뜻한 심연 속으로 빠져드는 게 물질이라는 것입..

23 철학 이론 2022.05.30

블로흐: 베르그송과 물질 (1)

베르그송은 사고의 과정 속에서 어떤 새롭고도 생기 넘치는 특징을 발견하려고 했습니다. 가령 그는 시간적 흐름이 마치 맥박과 같이 진행된다고 설파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는 단순히 어떠한 병렬적인 것도 자리하지 않으며, 어떤 시간적 유형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여러 개로 분리되는 공간의 서투른 모방만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간은 제각기 서로 다른 곳에서 동일한 특징으로서 수많은 순간들로써 어떤 차례 내지 서열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다시 말해 “아무런 중개 없는”) 주어진 상태는 한마디로 “흐르는 지속성”으로 표현됩니다. 이러한 지속성 속에는 이전의 순간과 이후의 순간이 순서에 의해 구분된 채 채워져 있는 게 아니라, 항상 상호적으로 침투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순수한 지속성은 인간 의식의 ..

23 철학 이론 2022.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