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타이유 6

서로박: 바타이유의 에로티즘

친애하는 X, 오늘은 조르주 바타이유 (Georges Bataille, 1897 - 1962)의 철학 논문 『에로티즘 (L’Érotisme)』에 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이 작품은 1957년에 간행되었습니다. 바타이유는 40년대에서 50년대에 걸쳐 『태양의 항문 L’anus solaire』(1926),『C. 수도원장』 (1950),『하늘의 푸름 (Le Bleu du ciel)』 (1957) 등과 같은 일련의 에로틱 소설을 집필하여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상기한 작품이 포르노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나름대로의 입장을 개진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예술론을 정립시키기 위해서 바타이유는 본서를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제 1장 “금기와 금기의 일탈”에서 바타이유는 에로틱에 관한 자신의 고유한 이론을 발전시키..

33 현대불문헌 2023.10.21

서로박: (2)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앞에서 계속됩니다.) 8. 아메리카 토착민의 삶은 서구의 그것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장 작 루소의 다음과 같은 열정적인 전언이 실려 있습니다. 즉 드니 디드로Denis Dederot는 『부갱빌 여행기 보유』에서 오지에서 살아가는 토착 주민을 그야말로 찬란한 이상적 인간으로 묘사한 바 있는데, 이는 루소에 의하면 잘못된 처사라고 합니다. 선원, 상인, 군인 그리고 선교사들은 처음부터 신대륙에 관한 이모저모를 편견 없이 전해줄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 (1755) 그리고 『사회 계약론』 (1762)을 집필하면서 자연과 자연인의 가식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생활방식을 갈망해 왔다고 고백했습니다. 자신은 인류학과..

12 세계 문화 2023.09.25

서로박: 바타이유의 C 신부 (2)

(앞에서 계속됩니다.) (8) 헐떡 수캐의 일기: 로베르의 방황은 이제 시작됩니다. 낮이면 그는 “지킬 박사”로, 밤이면 “하이드 씨”로 변신하여 살아갑니다. 땅거미가 내리면, 로베르는 몰래 성당을 빠져나와, 밤길을 마치 헐떡 수캐처럼 싸돌아다닙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밤 그는 드디어 용기를 내어서, 에포닌을 찾아갑니다. 샤를르와 함께 있던 에포닌은 초인종 소리에 바깥을 내다봅니다. 어느 성직자가 “물 쥐” 한 마리가 되어, 문 앞에서 서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에포닌은 몹시 기뻐합니다. 자신의 유혹이 드디어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미는 샤를을 떠나보낸 뒤에, 로베르를 들어오게 하여 정을 통합니다. 그날 밤 로베르는 그미의 고객이 아니라, 하룻밤의 연인이었습니다. (8) 바람난 성직자: 친..

33 현대불문헌 2022.12.06

서로박: 바타이유의 C 신부 (1)

(1) 포르노인가 예술 누드인가?: 친애하는 R, 오늘은 프랑스의 전위 작가이자 문화 비평가로 활약했던 조르주 바타이유 (Georges Bataille, 1897 - 1962)의 장편 소설 “C. 신부(L'abbé C.)”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바타이유의 작품들은 생전에 많은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죽기 전에 바타이유는 “나의 작품들은 추잡한 상업적 포르노”가 아니라, “겉으로는 음탕한,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예술 누드이다”라고 항변한 바 있습니다. 소설의 발표 시점이 1950년인 것을 고려한다면, 작품은 제 2차 세계대전 직후에 작성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어떤 흥미진진한 심리적 투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친애하는 R, 소설을 읽는 독자는 극단으로 치닫는 이야기에 가슴 설레지..

33 현대불문헌 2022.12.06

이르글의 문학세계

친애하는 I, 오늘은 라인하르트 이르글의 문학 그리고 그의 장편 소설,『미완성의 사람들 Die Unvollendeten』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라인하르트 이르글은 전환기 이후에 기성 작가의 반열에 오른 늦깎이의 작가입니다. 그가 2010년에 게오르크 뷔히너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줍니다. 이르글은 1953년에 동베를린 근교에서 자라났으므로, 구동독 출신의 작가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가 1971년부터 1975년까지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문학이 아니라, 전자공학을 전공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르글은 1978년에 이르러, 전자 공학을 그만두고, 베를린 인민극단에서 조명 기사로서 일하면서 습작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여러 가지 조언을 전한 선배 작가는 다름 아니라 하이너 뮐러 Heiner Mül..

48 최신독문헌 2021.12.16

서로박: 에테아 호프만의 '모래 인간'

친애하는 H, 오늘은 호프만의 소설 "모래 인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호프만은 낮에는 법정에서 일하고 밤에는 살롱에서 문학을 논하는 등의 이중생활을 영위하며 살았습니다. 그의 문학 역시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연상할 정도로 이중적 내용으로 얽혀 있습니다. 여기서 다루려는 작품은 1816년 연작 소설 “밤의 작품 Nachtstücke” 첫 번째 부분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아주 예민한 대학생 나타나엘은 친구 로타르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씁니다. 즉 기압계 판매상, 코폴라는 우연히 길가에서 사악한 변호사, 코펠리우스를 다시 만났다는 것입니다. 나타나엘은 바로 코펠리우스가 자기 아버지의 목숨을 잃게 한 장본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왕년에 연금술에 심취해 있었는데, 코펠리우스와 함께 화..

17 (독일)동화 202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