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드로 16

서로박: (4)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2. 서문. 캄파넬라에서 디드로까지 (르네상스 시기 - 프랑스 혁명 전후)

(앞에서 계속됩니다.) 4.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1623): 완벽한 국가주의의 질서 유토피아, 『태양의 나라』에서 사람들은 하루 네 시간 일하며 생활합니다. 하루 일과는 점성술에 의해 빈틈없이 짜여 있습니다. 사유재산은 용납되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고문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체주의의 의혹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들은 인간의 세 가지 악덕인 나태, 자만, 이기심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특히 놀라운 것은 노예제도, 가족 제도가 철폐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신에 사형제도도 존속되고 있는데, 형이 집행되는 경우는 거의 드뭅니다. 5. 프랜시스 베이컨의 기술 유토피아 (1627): 베이컨의 작품 『노붐 오르가논』그리고 『새로운 아틀란티스』는 국가주의 시스템에다 과학 기술의 특성을 강..

박설호: (2) 이종찬의 '훔볼트 세계사 自然史 혁명'

(앞에서 계속됩니다.) 셋째로 열대 지역의 탐구는 서구의 획일적이고 일방통행식의 학문적 접근 방법을 어떻게 수정할 수 있는가? 훔볼트가 열대 지역에 일방적으로 이전된다고 하는 서구 문명의 일방 통행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열대 지역의 토속적이고 원시적인 문화 속에도 서구 문명이 채택할 수 있는 어떤 새롭고 유효한 자양이 도사리고 있는데, 그것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하여 콩고 아이티 혁명은 프랑스 혁명을 촉발하는 근본적인 의향으로 이해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종찬 교수는 콩고 아이티 혁명이 프랑스 혁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하는데, 이는 서양의 역사학자들이 지금까지 외면한 하나의 독창적인 견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견해는 『훔볼트 세계사 自然史 혁명』 제3장에서 치밀하게 거론..

12 세계 문화 2024.08.21

서로박: (5) 디드로의 '부갱빌 여행기 보유'

(앞에서 계속됩니다.) 25. 염소의 발을 지닌 인간: 디드로는 두 개의 잣대로서의 이중적 코드를 지닌 인간을 “염소의 발을 지닌 인간”으로 비유했습니다. 물론 인간이 염소의 발을 지녔다면, 이는 실제 현실에서는 괴물로 인지되겠지요.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염소의 발을 지닌 인간”은 우의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문명사회의 삶 그리고 타히티와 같은 곳에서의 자연친화적인 삶을 동시에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염소의 발을 지닌 인간”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염소는 힘이 세고, 놀라운 지구력을 드러내며, 민첩합니다. 이러한 육체적 기능에 인간의 총명한 두뇌가 첨가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보다 핵심적인 문제는 제 1세계와 제 3세계 사이의 갈등과 착취구조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디드로는..

32 근대불문헌 2023.09.28

서로박: (4) 디드로의 '부갱빌 여행기 보유'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작품의 틀과 내용: 일단 작품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장은 작품의 틀로 작용하는데, A와 B 사이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B는 작가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화자입니다. A와 B는 부갱빌 여행을 재론하면서, 여행의 체험에서 필연적 결론을 도출해냅니다. 두 번째 단락은 타히티 노인이 프랑스 선원들과 작별할 시기에 남긴 연설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노인은 프랑스의 비양심적이고 파렴치한 제국주의 정책을 통렬하게 비판합니다. 타히티 사람들은 오로지 선의에 의해서 유럽의 손님들을 성심껏 대접했으나, 유럽인들은 원주민들의 호의를 악용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평화롭던 섬은 유럽 선원들을 통해서 낯선 문명을 받아들이게 되었는데, 이..

32 근대불문헌 2023.09.27

박설호: (2) 배금주의 비판, 아이티 항쟁과 프랑스 혁명

(2) 배금주의 비판, 아이티 항쟁과 프랑스 혁명 - 니콜라스 기옌의 시작품을 중심으로 박설호 (앞에서 계속됩니다.) 3. A: 네, 이 작품처럼 정치와 생태를 아우르는 주제를 훌륭하게 형상화한 작품을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기옌의 시에는 주어진 현실의 비인간적 상황에서 살아가는 피억압자의 애환이 상징적으로 용해되어 있습니다. B: 네 자연은 한편으로는 피억압자들로부터 소외되어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상기한 시는 인간 삶의 경제적 측면 때문에 인간이 간과하기 쉬운 소중한 자연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공기”, “하늘”, “비” 그리고 “땅”이 아닐까요? A: 놀라운 것은 이러한 시어들이 “사다” 그리고 “팔다”와 같은 단어와 의미론적으로 강하게 충돌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독자의 마음속에서 엄..

12 세계 문화 2023.08.18

서로박: 푸코의 "광기와 비-이성"

1. 일단 푸코의 문헌에 관해서 가급적이면 필자의 주관적 견해를 배제하고 일단 요약해보기로 한다. 미셸 푸코 (M. Foucault, 1926 - 1984)의 "광기와 비이성 (Folie et déraison)"은 1961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푸코는 초기 저작물인 본서에서 프랑스를 예로 들면서, 이른바 한계 경험에 관한 어떤 “문화”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레비스트로스와 관련하여 그는 특정한 사회가 다른 특정한 사회와 어떻게 다르며, 이러한 다른 점이 어떻게 하나의 고유한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 차단 메커니즘을 규정짓는 시스템 가운데에서 푸코는 “정상적”인 것과 “병적”인 것이라는 대립을 집중적으로 고찰한다. 푸코의 문화사적 서술에서 “광기”는 하나의 일원적 연구 대상으로서 ..

23 철학 이론 2023.02.18

(단상. 557) 박설호: "순수한 "행복이 있는가?

1. 기쁨은 의외로 슬픔과 괴로움이 첨가될 때 두배 이상 감지된다. 2. 맛없는 식자재는 영양이 풍부하다 (당근, 토마토, 시금치 등). 맛있는 음식은 건강에 적신호다. (과자, 빵, 아이스크림) 맛과 영양을 뒤섞으면, 최상의 요리가 완성된다. 3.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 : "병든 왼쪽 다리를 지니면, 건강한 오른쪽 다리를 바라보면서 왼쪽 다리를 사랑하게 되지요." 4. 순혈주의는 정치경제학적으로 파시즘을 잉태하였다. 순수 인종을 고수하려는 욕구는 생물학적으로 끔찍한 유전병을 낳는다.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 Le Comte de Monte-Cristo"은 근친상간으로 인해 끔찍한 유전병에 시달리는 왕족을 묘사한 바 있다. 드니 디드로 Denis Diderot는 가장 바람직한 인간을 혼혈인 크레올에서 발..

3 내 단상 2023.02.17

디드로와 상상력 (2)

드니 디드로 (Denis Dederot, 1713 – 1784)의 철학적 대화의 기록인 『부갱빌 여행기 보유』만큼 후세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작품은 없습니다. 그의 원고는 그가 죽은 뒤에 1796년 유작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작품이 발표된 다음에 수많은 사람들은 “저열한 본능”을 예찬하는 디드로를 비난하였습니다. 사실 예수회의 수사였던 편집자 한 사람은 자신의 발문에서 디드로의 작품을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디드로는 자코뱅주의자의 선동자, 체제개혁자 그리고 사회의 도덕을 더럽히는 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사회의 도덕적인 토대를 파괴하고, 제어할 수 없는 동물적 충동 내지 성적 욕망을 부추긴다는 것이었습니다. 디드로는 폭동을 선동하고, 도덕을 더럽히며, 혁명을 부추기는 원흉이라고 했습니다. 타히티는 온화..

12 세계 문화 2022.12.09

디드로와 상상력 (1)

위의 사진은 후안 폰세 드 레온 (Juan Ponce de Leon, 1460 - 1521)의 초상화입니다. 그는 콜럼버스의 제 2차 신대륙 여행에 함께 참가한 사람이었는데, 1513년 3월 27일에 찬란한 4월에 아름다운 플로리다를 처음으로 발견하였습니다. 그는 1516년에 플로리다를 다스릴 수 있는 허가를 얻었으나, 1521년에야 그곳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플로리다 토착민의 공격을 받고 그의 군대는 퇴각했는데, 폰세 드 레온은 1521년 쿠바에서 부상 후유증으로 사망하였습니다. 플로리다의 지도. "플로리다 Florida"라는 말은 "꽃 피는 지역"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후는 온화하고 남부는 아열대 기후입니다. 크기는 17만 평방 킬로미터이므로 남한보다 1.6 배 큽니다. 남한은 약..

12 세계 문화 2022.12.09

서로박: 디드로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디드로의 단편 소설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Ceci n’est pas un conte」는 1773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작품은 서술자와 독자 사이의 대화라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로써 작가는 서술의 진행 과정 그리고 서술 내용이라는 두 가지 차원의 현실을 복합적으로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작품은 두 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로써 작품은 놀랍게도 서술하는 관점과 서술되는 관점이라는 두 가지 현실적 차원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단락은 한 남자가 어느 술집 여자의 속임수에 빠져서 고통을 당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인공 타니에는 어린 시절부터 이리저리 방랑하면서 살아가는 젊은이입니다. 그는 엘사스 지방 출신의 마담인 뢰머와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그미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열정..

32 근대불문헌 2022.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