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 4

박설호: (2) 김상일의 "腦의 충돌과 文明의 충돌"

(앞에서 계속됩니다.) 5. 두 가지 이질성을 아우르는 뇌량 그리고 한국의 고대 문화: 한국의 고대 문화는 좌뇌와 우뇌의 조화를 이루는 뇌량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 그 까닭은 차축 시대 이전에 송화강 유역에서 풍요로운 홍산 문화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강대한 홍산 문화는 황하강 유역의 중국인들의 초라한 용산문화보다 1000년 앞선 문명으로서 강한 모계 사회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도 서양의 대부분 역사가들이 중국 송화강 유역의 용산문화를 고대 중국의 문화라고 단정 지은 까닭은 홍산 문화의 발굴 작업이 20세기 이후에 비로소 활발히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류에 대한 대표적인 문헌 가운데에는 카를 야스퍼스의 『역사의 근원과 목표 Vom Ursprung und Ziel der Gesc..

23 철학 이론 2023.04.11

(명시 소개) 기억과 갈망의 몽타주 (2) 이정주의 시세계

(앞에서 계속됩니다.) 4. 이정주는 『현대시학』 2007년도 7월호에 최근작들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시인은 중의적 표현 기법 내지 복합적인 장면 배열 등을 지양하고, 어떤 사소하지만, 생략될 수 없는 관점을 집요하게 투시한다. 가령 「러브레터」에서 시인은 어느 노동자의 일상을 마치 카메라의 렌즈 속처럼 들여다본다. 인간의 존재는 과학 기술에 의해서 장악되고, 인간이 행하던 모든 일은 이제 기계에 의해서 영위될 뿐이다. 최근작에서 시인은 유연한 시각을 견지하고, 약간의 체념적인 톤을 드러내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예술적으로 포착하려는 의지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필자는 최근작 10편 가운데 「물가로 갈 것인가 도서관으로 갈 것인가」를 가장 관심 있게 읽었다. 물가에서 “숭어”와 “새”가 죽임의 두려움에..

19 한국 문학 2023.01.30

김시습: 짚신 신고 발길 닿는대로

김시습의 시비는 수락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세상의 곤궁함 그리고 후안무치한 세조의 폭정에 항거하며, 평생 죽은 사람처럼 숨어 살았다. 더러운 세상, 살아 무엇하는가? 하고 푸념하면서... 살아 죽은 목숨이다. 기개 있던 여섯 분은 죽어 살아있는데, 아, 나는 살아 죽어 있다. 그래도 후세인들은 뒤늦게 그의 시를 접하며, 생육신의 어떤 기개를 읽게 된다. 오늘날은 어떠한 시대인가? 과연 후안무치한 시정잡배들이, 오만한 졸부들이 사통팔달 돌아다니며, 자신의 힘을 남용하며 활개치는 시대 아닌가? .................................................... 終日芒鞋信脚行 一山行盡一山靑 心非有像奚形役 道本無名豈假成 宿霧未晞山鳥語 春風不盡野花明 短筇歸去千峯靜 翠壁亂煙生晩晴..

19 한국 문학 2022.12.19

서로박: (2) 기억과 갈망의 몽타주. 이정주의 시세계

(앞에서 계속됩니다.) 4. 이정주는 『현대시학』 2007년도 7월호에 최근작들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시인은 중의적 표현 기법 내지 복합적인 장면 배열 등을 지양하고, 어떤 사소하지만, 생략될 수 없는 관점을 집요하게 투시한다. 가령 「러브레터」에서 시인은 어느 노동자의 일상을 마치 카메라의 렌즈 속처럼 들여다본다. 인간의 존재는 과학 기술에 의해서 장악되고, 인간이 행하던 모든 일은 이제 기계에 의해서 영위될 뿐이다. 최근작에서 시인은 유연한 시각을 견지하고, 약간의 체념적인 톤을 드러내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예술적으로 포착하려는 의지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필자는 최근작 10편 가운데 「물가로 갈 것인가 도서관으로 갈 것인가」를 가장 관심 있게 읽었다. 물가에서 “숭어”와 “새”가 죽임의 두려움에..

19 한국 문학 202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