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의 시비는 수락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세상의 곤궁함 그리고 후안무치한 세조의 폭정에 항거하며, 평생 죽은 사람처럼 숨어 살았다. 더러운 세상, 살아 무엇하는가? 하고 푸념하면서...
살아
죽은 목숨이다.
기개 있던 여섯 분은
죽어 살아있는데,
아, 나는
살아 죽어 있다.
그래도 후세인들은 뒤늦게 그의 시를 접하며, 생육신의 어떤 기개를 읽게 된다. 오늘날은 어떠한 시대인가? 과연 후안무치한 시정잡배들이, 오만한 졸부들이 사통팔달 돌아다니며, 자신의 힘을 남용하며 활개치는 시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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終日芒鞋信脚行
一山行盡一山靑
心非有像奚形役
道本無名豈假成
宿霧未晞山鳥語
春風不盡野花明
短筇歸去千峯靜
翠壁亂煙生晩晴
하루종일 짚신발로 발길따라 계속 걸어
산 하나를 넘으니, 푸른 산이 또 하나 있네.
마음에 집착 없거늘 어찌 몸의 종이 되며
도에는 이름이 없거늘, 어찌 헛것에 이름 붙이리
간밤은 안개에 젖어 있고 산새는 노래하니
봄바람 살랑거리니 들꽃이 환해지네
지팡이로 돌아가는 길 일천 봉우리 고요하고
이끼 낀 벼랑 어지러운 안개 느즈막이 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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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집착 없거늘 어찌 몸의 종이 되며
도에는 이름이 없거늘, 어찌 헛것에 이름 붙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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