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광 2

서로박: 로베르트 무질의 '세 여인' (2)

(8) 어느 맑게 갠 날 아침 갑자기 찾아온 옛 친구: 자신의 정적 (政敵)인 트리엔트 주교가 죽었을 때, 케텐의 거친 심성은 순간적으로 사라집니다. 마치 한 마리의 벌에 쏘인 듯이 힘이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케텐은 서서히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합니다. 그리하여 아내에게 달려가서 자신을 간호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어느 맑게 갠 날 아침 갑자기 누군가 포르투갈 여인을 방문합니다. 방문객은 여인이 청춘 시절에 사귄 적이 있었던 남자였습니다. 이때 케텐은 방문객에게 커다란 질투심을 느끼지만,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방문객은 포르투갈 여인에게는 그야말로 친구에 불과합니다. 지난 11년 동안 그미는 하루도 빠짐없이 연인 한 사람을 기다려 왔습니다. 고독한 삶을 견뎌내기 위하여 머리속에 하나의 상..

43 20전독문헌 2022.01.07

서로박: 생태 공동체와 대아 유토피아 (5)

14. 제도냐, 의식이냐?: 상기한 이유로 인하여 우리는 어쩌면 서양의 제도가 아니라, 동양의 의식에 대해 어떤 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체 유토피아 역시 인간의 의식과 직결되는 개념입니다. 그것은 전체주의적 권력의 횡포에 대해 개개인이 자신의 고유한 권리를 지키려는 노력에서 출발합니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사회주의 체제를 통하여 개개인의 권리가 사회적으로 용납되기를 갈구하였습니다. 개인의 권리가 사회로 확장되면, 사회는 보편적 권리를 개인에게 환원되리라고 성급하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동구의 사회주의 실험에서 드러났듯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여러 가지의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소수의 엘리트 관료들이 국가의 거대한 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작동시켰기 때문일 것입니다. ..

26 유토피아 202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