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수난일이다. 부활Resurrektion이란 말 그대로 아나스타시스ἀνάστασις, 즉 그리스도의 다시 태어남을 의미한다. 이는 자연과학적으로 해명 불가하다. 왜냐하면 죽은 인간은 다시 생명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정신은 내 몸속으로 빙의하여 체화될 수는 있다. 성스러운 영혼의 기운은 내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다. 부활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지금까지의 삶과는 달리 살리라는 결단이며 갱생(更生)의 마음가짐이다. 그것은 깨달음을 통한 변혁이며, 더 나은 삶을 위한 실천과 관련된다.
말콤 엑스는 감옥에서 일라이자 무하마드를 만나 진정한 이슬람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 후에 그는 콩크 머리의 부랑자 인생을 청산하고, 흑인 운동가로 거듭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나는 지금까지의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다른 인간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부활절을 맞이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물어야 하는 궁극적 질문일 것이다.
당신은 (아니, 나는) 지금까지 어떠한 삶을 살았는가? 지금까지의 삶이 탐욕적이고 이기적이며 근시안적이지 않았는가? 이러한 마음가짐에 미치지 못하는 나는 부활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음에 분명하다. 부활이란 에른스트 블로흐에 의하면 죽어서 다시 태어나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나와는 달리, 차제에는 더 나은 나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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