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431) 서초동 vs. 광화문

필자 (匹子) 2020. 1. 25. 11:18

민주당과 자유 한국당은 차기 총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하여 "조국"이라는 인물을 가운데 두고 파워 게임을 치렀다. 일부 국민들은 이러한 게임에 부응하면서, 제각기 서초동에 그리고 광화문에 모여 데모를 벌였다.

 

양측의 데모대들은 한편으로는 검찰은 개혁되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국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각자의 처지에서 생각하면, 틀린 발언이 아니다. 조국은 검찰 개혁을 주도할 의향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의 금수저 가족들에게 문제가 있었다. 분명한 것은 금수저 조국의 딸의 문제가 심리적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의 가슴속에 도사린 흙수저의 서러움을 자극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러한 정서를 교묘하게 이용한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자유 한국당의 정치가들이었다.

 

진보든 보수든 간에 청렴한 적임자를 찾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한국의 상류층 엘리트가 권력과 금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지금까지 투표의 규칙은 정치가의 몫이었다. 상류층 엘리트들은 투표의 방식 그리고 룰조차 마음대로 정해놓고, 국민더러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마구잡이로 강권해 왔다. 선거 철에는 거짓이 판을 치고, 사실에 근거한 정책 구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모를 때는 투표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유권자들은 스스로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는 지방 선거 당시 해당 피선거권자의 인물 그리고 정책을 잘 알 수 없어서 기권한 적이 있다. 모를 때는 모르겠다고 발뺌하는 게 자신을 속이지 않는 태도라고 스스로 다짐한다.

 

한국의 상류층의 엘리트 구도는 매우 튼실하다. SKY 캐슬은 재벌과 손을 잡고, 재벌은 검찰과 손을 잡고 있으며, 검찰은 언론과 연을 맺고 있고, 언론은 고위 관료와 밀월관계를 형성한다. 서로의 미래를 위해서 이들끼리의 정략 결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의 맹약으로 인한 세력은 한 두 세대만으로 끝나지 않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문 대통령은 몇 년 있으면, 대통령 직에서 그만 두어야 하고, 법무부 장관도 3년 후에 그만 두어야 하는데, 어째서 야권이 그렇게 기를 쓰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쫓아내려고 할까? 그것은 상류층 엘리트들이 내심 차기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의도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류층 엘리트 카르텔의 연결고리는 너무나 튼튼하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수임료, 강남의 빌딩 가격은 수백억을 뛰어넘는다. 일본 강점기 시대의 부자들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여전히 재벌로 자처하고 있지만, 독립 운동가의 후손들은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 구도 내지 엘리트의 권력 구도를 뒤집을 수 있는 수단은 안타깝게도 선거밖에 없는데, 지금까지 선거는 커다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선거는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나갈 것이다. 선거철에 거리는 돛대기 시장처럼 떠들썩앴다, 마치 돈 내고 돈 먹는 투전판 같았다.

 

선거 결과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로 마감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게임의 규칙이 상류층 엘리트들의 위해 미리 정해진 것이기 때문이고, 대부분 흙수저들이 선거철에 기만당해서 잘못 판단하기 때문이다. 투표 용지를 받아들면, 대부분의 경우 그놈이 섬진놈이고, 그년이 멱진년이다. 가령 시골의 나이든 사람들은 진보 세력이 집권하면, 북한 군인이 쳐들어온다고 믿으면서 이명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아놓았다. 나중에 비리를 깨달은 그들은 박근혜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사람들은 차라리 처음부터 모든 것을 정확히 간파하고 실수를 저지르지 말았어야 옳았다.

 

어째서 우리는 이러한 실수를 끝없이 반복하는가? 그것은 어리석은 대중이 정치가들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정치가의 거짓과 위선을 용서하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 제발 유권자들이 다음과 같은 한 가지 사항이라도 제대로 깨달았으면 좋겠다. "선거는 개돼지들이 자신에게 먹이를 주는 주인을 선출하는 일인데, 이러한 권리는 몇 년에 단 한 번 주어질 뿐"이라는 사항 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