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432) 주한 미군

필자 (匹子) 2020. 1. 25. 11:18

"미군은 한반도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테면 미국의 공군 주축 병력만이 주둔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주장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이미 고인이 된 김정일이었다. 나는 그의 많은 발언을 좋게 여기지 않지만, 상기한 발언만큼은 타당하다고 믿는다. 김정일은 통일 이후 동북아의 세력 균형을 위해서 그렇게 발언하였다.

 

지금까지 한인들은 역사적으로 끝없이 중국의 거대한 힘에 눌러 살았고, 빈대같은 왜구에 의해 침탈당하면서 살았다. 북쪽에는 러시아, 서쪽에는 중국, 동쪽에는 일본이 버티고 있는데, 남쪽에도 다른 세력이 버텨야 우리가 평화롭게 살 게 아닌가? 세력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싫든 좋든 간에 미 공군이 필요하다. 원론적인 발언이지만, 외국 군인이 타국에 머무는 것은 그 자체 바람직한 게 아니다. 더욱이 많은 미군이 불필요하게 주둔하면서, 한국에게 엄청난 방위비를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도 않고, 미래의 통일 정책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군대가 있는 곳에 무기가 있고, "무기가 있는 곳에 살육이 있다 (ubi arma quoniam mors)". 최소한의 공군 병력만 남고, 미군은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껍데기는 가라."가 아니라, "알맹이는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말하고 싶다.

 

제발 부탁이니, 나의 말씀을 어느 정당, 어느 정치가 등과 연계시키지 말기를 바란다. 현 정부는 미국 측에 너무 끌려다니고 있다. 트럼프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도의적 정치가가 아니라, 이득만 챙기는 장사꾼이다. 그는 북미 회담을 무조건 연기하려고 한다. 시간을 끌고 연기하려는 태도는 회담을 성사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와 일치한다. 트럼프는 ICBM만 발사되지 않으면 된다는 심산이다. 이에 답답해 하는 자는 누구보다도 김정은이고, 이로 인하여 고통 받는 자들은 북한 동포들이다. 현 정부가 미국 측에 무언가 더 강하게 요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