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유토피아

서로박: 마르크스의 자유의 나라에 관한 유토피아 (2)

필자 (匹子) 2018. 1. 12. 10:39

5. 마르크스의 삶 (3): 마르크스에게는 파리 역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프로이센 정부는 프랑스를 압박하여, 마르크스가 그곳에서 살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기 때문입니다. 마르크스는 18457월에 가족을 데리고 브뤼셀로 이주하였으며, 엥겔스 역시 뒤이어 그곳으로 떠났습니다. 마르크스가 경제적 궁핍함, 당국의 탄압 속에서 역작을 집필했다는 것은 거의 기적과 같았습니다. 마르크스는 브뤼셀에서 철학의 빈곤Das Elend der Philosophie(1847)을 발표했습니다. 이 제목은 프루동의 저작물, 빈곤의 철학Système des contradictions économiques, ou philosiphie de la misère에 대한 패러디로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그리고 무정부주의의 잘못된 방향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1946년 초에 드디어 공산당 위원회를 창립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 규합되어야 할 사람들은 해외에 거주하는 동지들이었습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정의로운 자의 동맹의 대표인 빌헬름 바이틀링과 협력하기로 하고 그 단체에 가입하였습니다. 그해에 작성된 것이 바로 공산당 선언입니다. 이 문헌은 1848년에 유럽 전체를 들끓게 만들었습니다. 벨기에 정부는 마르크스에게 추방 명령을 내립니다. 마르크스는 영국으로 망명하기 전에 잠시 독일에 들러, 임금노동과 자본을 발표하게 합니다. 그는 생계를 위해서 뉴욕 트리분의 영국 주재원으로 일해야 했습니다. 엥겔스 역시 오랜 기간 동안 마르크스를 경제적으로 도와주었지요. 죽을 때까지 런던에서 사는 동안 마르크스는 수많은 글을 집필하고, 다른 나라의 진보주의자들의 활동을 뒤에서 보조했습니다. 특히 그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은자본Das Kapital세 권이었는데, 그 가운데 첫 번째 책이 1867년에 런던에서 간행되었습니다.

 

6. 노동의 소외: 이 장에서 우리는 마르크스의 사상 전체를 개관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마르크스의 이론을 약술하고, 유토피아와 관련된 사항만을 집중적으로 천착하려고 합니다. 마르크스는 처음에 대부분의 인간이 먹고 살기 위해서 마지못해 일해야 하는 현상을 깊이 숙고하였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초기 사상은 노동의 소외와 관련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 노동해야 합니다.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지만, 인간의 노동 행위는 대체로 자신의 본능적 욕구와는 반대로 진척됩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하는 것 - 그것은 어떠한 형태로 드러나든 간에 소외된 노동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주어진 노동을 통해서 지고의 즐거움을 느끼며, 창의적 노동을 통해서 삶의 가치를 찾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인간에게 노동은 삶의 향유와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외된 노동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인간은 때로는 스스로의 존재가 직접 행하는 일로부터 벗어나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노동 행위로부터의 소외라고 명명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노동자는 자신이 만든 물품에 대해 애착은커녕 전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는 생산품으로부터의 소외라고 명명될 수 있습니다. 노동자에게는 노동 자체가 자신의 관심사 내지 자기 의지로부터 벗어나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주체로부터의 소외라고 명명될 수 있습니다. 노동자는 마치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기능하는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노동한다는 점에서 주위 여건, 다시 말해 작업장으로부터 완전히 일탈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기계 및 조직으로부터의 소외라고 명명될 수 있습니다.

 

7. 전인적 인간의 창의적 노동은 가능한가?: 그렇지만 노동이 생존을 위해 필연적으로 수행하는 일감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지금까지 인류의 삶을 발전시키고, 행복과 풍요로움의 수단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좋든 싫든 간에 노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르크스는 이전의 위대한 추상적 유토피아주의자들이 감히 시도하지 않은 사고를 처음으로 추적해 나갑니다. 노동이 지루한 까닭은 무엇보다도 노동자가 항상 같은 일을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사업 발전과 기계의 도입을 통해서 노동자의 일감은 질적인 측면에서 점점 제한 당하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노동은 필연적으로 분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산업은 생산력의 신장과 이로 인한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8. 이데올로기의 은폐 공작: 주어진 사회 내에서는 노동의 소외 그리고 계급 차이 등이 은폐되어 있습니다. 이는 이데올로기의 영향 때문입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데올로기를 의식의 자기 독자성Selbstverständigung”으로 이해합니다. 인간의 사고 그리고 물질적 실제 상황, 즉 구체적인 사회적 실존 사이에는 어떤 관련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젊은 헤겔주의자들이 지니고 있는 철학적 환상을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이러한 환상은 독일에서 횡행하고 있는 제반 현실적 조건과 밀접하게 결부되는 것입니다. 독일의 실제 상황은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데, 이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은폐하게 하는 것이 바로 바로 상기한 철학적 환상이라고 합니다. 대신에 두 사람은 그들 고유의 철학을 내세웁니다. 즉 인간의 의식은 사회적 노동 그리고 개인적 행위 등과 같은 조직체에 의해서 변증법적으로 중개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이데올로기는 물질적 삶의 구체적 상황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젊은 헤겔주의자들은 사회적 근본 문제 내지 모순점을 밝혀주지 않고, 자신의 추상적 이론으로써 오히려 이것들을 은폐시키고 있습니다.

 

9. 계급 차이를 배후에서 지지하는 상부 구조들: 원래 노동의 소외는 노동의 분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노동의 분화는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상품들을 물화시키고, 인간으로부터 일탈시키도록 작용합니다. 이로 인하여 주어진 구체적 현실의 여러 가지 사항들, 이를테면 상품, 제도, 사고 등은 불변한 채로 인간 위에 군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인간 위에 군립하는 것은 사유 재산 그리고 주어진 인간의 인간에 대한 지배, 즉 계급 사회입니다. 역사의 이러한 실질적 핵심이 파악되지 않는 한, 은폐된 사회적 실제 상황은 필연적으로 왜곡된 의식을 낳습니다. 이러한 의식이 바로 이데올로기의 모태가 됩니다. 상기한 왜곡된 의식에서 파생되는 것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의하면 도덕이요, 종교이며 형이상학이라고 합니다. 경제적 토대를 알려고 애쓰면,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노동의 분화 그리고 현대의 산업 사회에 도사리는 노동의 소외된 영향 등을 예리하게 인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사람들은 분화된 노동의 근본적인 뿌리를 제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의하면 공산주의 사회를 창출함으로써 가능하다고 합니다.

 

10. 이윤과 잉여가치의 문제: 특히 자본주의의 사회 구조는 일반 서민들에게는 처음부터 이러한 전인적인 생활을 용인하지 않습니다. 특히 자본가는 일반 사람들로 하여금 과도하게 일하도록 요구합니다. 일반 노동자들의 노동 행위의 가치는 노동행위를 통하여 상품의 가치로 전환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의 과정에서 자본가는 상품의 가치로부터 일부를 떼 내어, 자신의 이득으로 착복하고, 상품 가치의 일부만을 노동자들에게 노동의 대가로 되돌려줍니다. 바로 이것이 이른바 잉여가치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서 여기서 언급되는 잉여가치는 노동자가 생산해낸 가치에서 자본가가 교활한 방법으로 몰래 거두어들이는 일부의 가치라고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이라는 방대한 저작물을 통하여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들에게 이용당하고, 잉여가치를 빼앗기는가를 상세하게 분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