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현대영문헌

서로박: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1)

필자 (匹子) 2022. 5. 25. 11:45

친애하는 H, 오늘은 영국 작가이자 문명 비판가인 올더스 헉슬리 (Aldous Huxley, 1894 - 1963)의 『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에 관해서 언급하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1932년에 발표된 소설로서 헉슬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나아가 이 작품은 가상적 미래의 부정적 사회상이라는 놀라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헉슬리의 이 작품은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J. I. Jamjatin, 1884 - 1937)의 『우리』그리고 조지 오웰 (George Orwell, 1903 - 1950)의 『1984년』과 함께 오늘날 디스토피아 문학의 범례가 되는 문헌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세 작품들은 전체주의 사회에 고통을 겪는 개인의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서기 2540년의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9년간의 지긋지긋한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하나의 세계 국가를 건설합니다. 세계국가는 새로운 문명으로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문명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정과 부모의 관계 속에서 생활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소마”라는 마약을 복용하면서 삶을 향유하며 살아갑니다. 이곳의 모든 사람들은 국가가 인공적으로 출산시킨 교육 중앙센터에서 교육받으면서 자라납니다.

 

사람들의 개체 수는 국가의 경제적 필요성에 따라 증가되기도 하고 감소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국가는 문명사회에서 불필요한 인간들을 야만국으로 보내어, 그곳의 저열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도록 조처합니다. 문명사회의 사람들은 “알파”에서 “입실론”에 이르기까지 계층적으로 분할되어 있습니다. 알파는 높은 계급에 속하며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막강한 과업을 수행합니다. 이에 비하면 “입실론”은 가장 저열한 계급입니다. 이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은 태아로 머물 시기에 플라스크 속에서 산소 공급을 중단 받게 되는데, 이는 두뇌의 발달을 막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은 세계 국가의 우두머리의 기획에 의해서 일사불란하게 이행되고 있습니다.

 

소설이 시작되면 인공 센터의 원장은 새롭게 일하게 될 대학생들에게 그곳의 시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공 센터는 인공의 자궁을 통한 태아 배양, 출산 그리고 유치원 학교 교육 등을 관할하는 곳입니다. 이곳의 영아들은 간간이 소음 그리고 전기 등을 통하여 자극을 받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영아들은 책과 문헌들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꽃에 대해 거부반응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다음의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즉 문명세계의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더 많은 지식을 쌓아서도 안 되고, 오욕 칠정의 감정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문명세계를 관장하는 무스타파 몬드를 만납니다. 그는 세계 국가의 역사를 들려주며, 문명사회의 성공사례를 찬양합니다. 첨단 과학에 의존하고 있는 세계 국가에서는 모든 감정과 갈망이 즉시 성취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세계는 주지육림의 세계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성의 억압과 이와 관련되는 윤리를 처음부터 알지 못합니다. 남자들은 수많은 여자들 가운데 한 사람을 선택하여 섹스하고 헤어집니다. 이와 반대로 여자들 역시 수많은 남자들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여 성교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아기가 태어나지도 않고, 애정 관계가 형성되지도 않습니다.

 

레니나 크로체라는 여성이 등장합니다. 그미는 인공 센터에서 일하는 베타 그룹의 여성입니다. 최근에 레니나는 친구인 파니에 의해서 심하게 비판당합니다. 왜냐하면 그미는 헨리 포스터라는 남자와 너무 자주 만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국가가 추구하는 잡혼 정책에 위배되는 감정 내지 애착이라는 것입니다. 레니나는 솔직히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는 헨리 포스터가 아니라, 버나드 마르크스라는 것입니다.

 

버나드 마르크스는 매우 영리하지만, 인공 센터의 부주의로 인하여 육체 발달이 잘못된, “알파” 그룹에 속하는 남자입니다. 버나드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무척 왜소한 대신에 무척 뛰어난 두뇌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이따금 선동적 발언도 서슴지 않습니다.

 

버나드의 유일한 친구는 헬름홀츠 왓슨입니다. 헬름홀츠는 무언가에 대해 저항하려는 친구의 내적 욕구를 달래주곤 합니다. 휴식시간에 버나드는 규칙적으로 “오르기 포르기” 그룹에 참가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다가, 신날 경우 파트너를 바꾸어 가며 그룹 섹스를 즐깁니다. 이곳에서 그룹 섹스는 도덕적으로 문제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한 인간이 다른 특정한 인간을 사랑하는 경우입니다.

 

버나드는 어느 날 레니나에게 휴가 여행을 함께 떠나자고 제안합니다. 옛날의 뉴멕시코 지역에는 수많은 예비인간들이 살고 있는데, 문명사회의 사람 가운데 그곳을 방문한 자는 몇 명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예비 인간들은 문명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한 거칠고 원시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야만국에서는 인간의 번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그렇지만 문명사회는 자연 분만, 자식과 부모의 관계가 형성되는 가족 형태 등을 하나의 전근대적인 삶의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지요.

 

버나드가 뉴멕시코 지역을 여행하겠노라는 신청서를 제출했을 때, 인공 센터의 원장은 일순간 자신의 과거 경험을 떠올립니다. 20년 전에 원장 역시 여자 친구와 그곳으로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끔찍한 폭풍우를 체험했습니다. 이때 원장의 여자 친구는 실종되어서 혼자 문명사회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원장은 자신의 이러한 경험을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고, 버나드의 야만국 여행을 허가합니다. 만약 여행 도중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버나드를 아예 아이슬란드에 있는 다른 인공 센터로 좌천시키겠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뒤 버나드는 심각한 우울증에 빠집니다.

 

버나드와 레니나는 드디어 예비 인간들이 살아가는 뉴멕시코 지역으로 떠납니다. 야만국의 생활상은 두 사람의 눈에는 너무나 원시적이고 비위생적으로 비칩니다. 그들을 소름끼치게 만든 것은 무엇보다도 늙고 병든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버나드와 레니나는 우연히 종교 축제에 참석하여, 존이라는 이름의 젊은이를 알게 됩니다. 존은 이른 나이부터 이곳에 유폐된 채 살아온 젊은이였습니다. 그는 두 사람의 여행객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소개합니다. 그미의 이름은 린다였습니다. 알고 보니 린다는 20년 전에 센터의 원장과 함께 여행 왔다가 실종된 바로 그 여인이었습니다.

 

린다는 사고를 당한 후 원시인들에게 구조되어 그들의 보살핌으로 용하게 살아남게 되었지만, 원시적인 야만국에서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습니다. 린다는 아들을 출산한 뒤에 술주정뱅이 여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버나드는 문명세계의 대표인 무스타파 몬드에게 다음과 같은 청원서를 보냅니다. 자신이 존과 린다를 데리고 문명사회로 돌아갈 테니, 문명사회는 이들을 반갑게 맞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존은 인공 센터의 원장의 아들로서 야만국에서 태어난 청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