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555) 모르니까 청춘이다, 혹은 팥깍지

필자 (匹子) 2023. 1. 19. 11:17

 

콩깍지의 반대말은 팥깏지다. ㅋㅋ

 

1. 빨강: 김난도 교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제목이 젊은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일단 위안을 주는, 재미있는 책 - 그게 베스트셀러의 전제조건일까요? 성공을 갈구한다면 차라리 소설을 쓰는 게 낫겠지요? 심금을 울리는 소설 작품이 재미 있고, 독자에게 더없는 위안을 가져다 주니까요.

 

2. 주황: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은 틀린 것 같습니다. 청춘은 대체로 불감증의 시기라고 규정될 수 있습니다. "모르니까 청춘이다."가 옳은 표현입니다. 청춘은 눈에 팥깍지, 혹은 드물게 콩깍지가 끼여, 사랑을 실천하기는커녕, 사랑의 본질을 바라보지 못하는 시기입니다. 나이 서른이 되면 우리는 이를 뒤늦게 깨닫곤 하지요.

 

3. 노랑: 젊은이 치고 거대한 사랑을 갈구하지 않는 자는 없습니다. 그래서 주위의 이성이 자신의 성에 차지 않습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청춘들은 거대한 사랑을 갈구하지만, 언제나 외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유럽의 청춘들은 사랑의 늪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던져넣습니다. 그들은 때로는 기쁨을 느끼지만, 때로는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됩니다. 

 

4. 초록: 어느 봄날에 그미는 외롭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미에게는 남친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주위에서 다가오는 남자를 거부한 적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따지는 요구 조건이 너무 많습니다. 남자는 키 크고, 영리하며, 돈이 많아야 하는 등등. 그런데 차 마시며 대화 한 번 나누지 않고, 어떻게 이성을 알 수 있나요?

 

5. 파랑: 대학생들 가운데에는 CC가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CC들은 착하지만, 대체로 야심이 작고, 자존심이 미약합니다. 미래의 행복 대신, 현재의 기쁨을 향유하려고 하기 때문이지요. 남친, 여친 없는 젊은이는 외로움을 많이 타지만, 자존심이 강합니다. 그들은 CC들을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부자유스러운, 한심한 족속이라고 여깁니다. 이는 질투심에서 비롯한, 스스로를 달래려는 편견입니다.

 

6. 남색: 콩깍지의 반대말은 팥깍지입니다. 콩깍지가 사랑의 황홀감이라면, 팥깍지는 허영의 냉정함입니다. 대부분 싱글들의 눈에는 팥깍지가 끼어 있습니다. 거대한 사랑을 갈망하지만, 주위의 이성을 무시하고 그냥 거울만 쳐다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펴보지 않고,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반려의 상을 사랑하는 것 - 그것은 좋기도 하고, 때로는 나쁘기도 합니다. 

 

7. 보라: 콩깍지는 이성을 마비시켜, 상대방의 진면목을 못보게 만듭니다. 팥깍지는 가슴을 마비시켜, 가까이 서성거리는 흙묻은 다이아몬드를 발견하지 못하게 합니다. 주위에는 숨어 있는 훌륭한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몇몇 젊은이들은 그들을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나이 든 나의 눈에 끼인 것은 무엇일까요? - 지저분한 눈꼽 ㅠㅠ.

 

 
 

 

포유류 동물은 따뜻한 포옹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