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테르나크 4

서로박: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연애시 (1)

다시 주섬주섬 옷 입기 싫어요, 당신은 소파에서 일어나지 않으려 했지요. 그렇지만 당신의 다가올 나날은 내 기쁨으로 마지막까지 즐거울 거예요. 당신은 특히 춥디추운 밤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망설였어요. 그렇지만 당신의 도래할 시간은 내 기쁨으로 신선하고 환해질 거예요. 당신은 거짓 없이 나와 그걸 했지요. 더 잘 하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순수하게 나의 삶은 당신의 청춘과 같아요, 그냥 지나칠 수도, 떠날 수도 없어요. 친애하는 J, 오늘은 동성애의 사랑을 다룬 작품을 읽어봅니다. 인용한 시는 러시아의 시인 마리나 츠베타예바 (1892 - 1941)가 20세기 초에 남긴 연작시 '여자친구 4'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츠베타예바의 동성애의 사랑을 가장 진솔하게, 가장 격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22 외국시 2023.09.09

서로박: 릴케 파스테르나크 츠베타예바

릴케의 초상화 “아무도 펼치지 않았고, 지금도 외면당하는 잡지 속에 먼지 묻은 채 자리하고 있는 아무도 읽지 않는 나의 시구를 위한 마치 묵은 포도주와 같은 나의 시구를 위한 시대는 반드시 도래할 것이다.” (마리나 츠베타예바) 당신은 오늘 수업시간에 릴케에 관해 발표하였습니다.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며, 앞으로의 공부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사항을 언급하려고 합니다. 자고로 위대한 예술가들은 대부분 주위로부터 외면당하며 비참하게 살아갑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불행하게 살아가게 만들까요? 운명의 신이 후세에 나타날 시인의 커다란 명성을 질투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들이 특정한 시대정신을 예리하게 간파하는 촉수를 지니기 때문일까요? 어쨌든 모든 예술가는 게오르크 뷔히너 Georg Büchner가 말한..

22 외국시 2022.09.18

서로박: 페딘의 "도시와 세월" (2)

7. 소련 페트로그라트에서의 두 남자의 만남: 소설은 이때부터 수많은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뒤엉키게 됩니다. 주인공은 모스크바에서 군대에 입대하여, 열광적으로 볼세비키 혁명 운동에 동참합니다. 바로 이 무렵 그는 독일 친구인 화가 쿠르트 반과 재회합니다. 친구 역시 사회주의 혁명에 몸 바치기 위해 자의로 소련으로 입국하였던 것입니다. 쿠르트 반은 소련의 혁명 정책을 수행하는 고위 관리가 됩니다. 주인공, 스타르초프는 러시아의 낙후한 지역, 페트로그라드로 향합니다. 우크라이나 남부지역, 모르드윈에서 혁명 과업에 대항하는 반군의 부대를 소탕하게 되는데, 이 와중에 놀랍게도 뮐렌-쇠나우와 조우하게 됩니다. 뮐렌-쇠나우는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우크라이나 전투에 가담하다가,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습니다. 수감되기 ..

31 동구러문헌 2021.11.17

서로박: 프리드리히 볼프의 '맘록 교수'

오늘은 구동독에서 브레히트와 함께 쌍벽을 이루던 극작가 프리드리히 볼프 (Friedrich Wolf, 1888 - 1953) 그리고 그의 극작품, 「맘록 교수 (Professor Mamrock)」에 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브레히트에 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지만, 프리드리히 볼프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전무한 실정입니다. 특히 전통적 형식의 연극 이론을 추종한다는 점에서 그는 브레히트와 반대되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브레히트의 서사극 이론은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극적 형식이 아닌가요? 따라서 이 자리에서 프리드리히 볼프의 문학을 언급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프리드리히 볼프는 극작가로서 활동한 것 외에도 의사로 활동하며 살았습니다. 그는 구동독의 안기부장, 마르쿠스 볼프 (Ma..

43 20전독문헌 2020.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