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일리치의 과거 지향적 시각: 일리치의 상기한 시각은 수미일관 과거로 향하여 걸어가려는 독일의 소설가, 귄터 그라스의 퇴행적 걸음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일리치는 자신의 시각을 직접 하나의 게걸음에 비유하였습니다. 그는 언젠가 역사학자, 루돌프 쿠헨부흐 (Ludolf Kuchenbuch, 1939 - )의 “게의 비유”를 인용하면서, 자신의 과거 지향의 시각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자고로 게는 눈 하나를 적으로 향한 채 뒷걸음질, 혹은 옆걸음질 칩니다. 마찬가지로 역사가의 눈은 현재의 난제로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과거에 대한 그의 관심사는 “현재의 문제점을 더욱더 낯설게 간파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박경미: 155쪽 참고). 일리치는 마치 게가 그러하듯이 현재에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