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의 내장과 그 거리 차주일 여자가 엄지를 물고 펄펄 뛴다. 뚝배기에 박혀 있던 마포 설렁탕 다섯 글자와 아 뜨거, 쯤으로 들리는 삼십년은 족히 묵었을 월남 말 세 음절 바닥에 깨어져 있다 이곳에서 사라진 소리들 지구 한쪽에서 천둥으로 나겠다 나뒹군 내장과 선지 덩어리들 사이에서 혀 한 점이 바닥을 핥는다 서울과 하노이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혀와 내장은 가까워지지 않는다 혓바닥을 진동시켜 낸 월남여자의 황소 울음이 흑백 가족사진 한 장을 내 고막에 인화한다. 사진은 두려운 눈빛만큼 어두워진다 주인 할머니가 혀와 내장을 쓸어 담고 마포 걸레로 그 거리를 지운다 월남여자의 울음소리가 인화지처럼 마른다 할머니가 설렁탕 한 그릇을 쟁반 없이 들고 온다 펄펄 끓는 탕 속에 엄지 한마디 잠겨 있다 탕 속의 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