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미없는 통역 청취하기 서울 근처의 모 대학에서 학술 대회가 있었다. 우연히 거기에 참석한 나는 독일의 모 대학 교수의 엔지오 (NGO)에 관한 강연을 듣고 있었다. 교수의 강연 자체가 문어체 (文語體) 그리고 복합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통역을 맡은 여성은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열심히 경청하는 데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로 그미는 맥락을 전해주기 보다는, 단어와 단어를 짜 맞추는 데 급급한 것 같았다. 문장들은 정확하지 않았고, 생경한 단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통역한다고 해도, 그미보다 더 잘하지는 못할 것 같았다. 내용이 나에게 낯선 것이었으니까. (...) 강연 도중에 곁에 앉은 동료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런데 동료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