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정 2

(명시 소개) 정은정의 시,「동백꽃」

나: 동백꽃은 누군가를 혼자 사랑하는 영혼을 떠올리게 합니다. 12월,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는 어느 저녁 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따뜻한 집에 머뭅니다. 그런데 추운 겨울 홀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영혼이 있습니다. 너: 대부분 사람들은 누군가 기혼남, 혹은 기혼녀라는 것을 알게 되면, 연정을 순식간에 저버립니다. 그런데 드물게 이를 개의치 않게 여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그의 인간됨됨이에 반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니면 너무나 강렬한 사랑에 대한 반작용 때문일까요? 동백꽃은 찢겨지는 가슴을 끌어안으면서 몰래 임의 집 가까이 머뭅니다. 그렇지만 동구 밖 먼 곳, 임의 집 바깥에 서성거리면서 눈물만 흘리지요. 바로 이러한 운명을 안고 태어나는 꽃이 동백꽃입니다. 너: 그..

19 한국 문학 2021.05.09

(명시 소개) 정은정의 '내 친구 숙이'

백목련같이 화사한 시절 숙이를 만났다. 그녀는 일상에서 하냥 스치는 바람에 불과할 뿐 그 무엇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두 번째 그녀를 만나게 된 날은 세상 소낙비에 맞아 온몸이 멍들고 피투성이가 되었던 날이었다. 처참한 물골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멈칫거리고 있을 때 먼저 환하게 맞아주며 젖은 옷을 닦아주던 숙이! 벼랑에 서 있을 때 그녀는 내게로 들어왔다 하루하루가 꽃샘추위였던 날들 그녀는 봄꽃이었다. 가슴에 용광로를 가진 사람이었다.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그녀에게서 뜨거워지는 법을 배웠고 뜨거움을 나누는 법도 배웠다 사랑의 반열 맨 앞에 숙이를 세운다. 정은정의 「내 친구 숙이」, 정은정: 내 몸엔 바다가 산다, 전망 2014, 58 - 59쪽. 나: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은정 시인의 작품 한 편을 ..

19 한국 문학 202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