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내리는 네 눈의 윙크 흘러내리는 네 어깨의 머리카락 가을 강물을 흔드는 바람아 끈적끈적하잖니 흘러드는 내 귀의 노래 흘러드는 내 손가락 사이의 설탕물 끈적끈적 채웠으니 시절아, 따라갈까 불어갈까 저 입이 움켜진 군침 밀크와 딸기가 섞인 백 개의 강이 흐르고 채워지지 않은 입은 저 둥근 허공을 쪽쪽 빨고 있는데 화공 (畵工)은 어딜 갔다니, 달콤한 혀로 천 개의 침을 찍어 노는 물결 위에 한생을 그리고 그려야 하는데 오, 살랑대는 추파 (秋波) 춥스! 이제 곧 앙상한 겨울 막대만 남을 텐데 가까스로 가을인데 정끝별의 시집 "와락" (창비 2008)에서 봄은 물이고, 여름은 불이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모든 생명체는 더 이상 먹이 걱정을 하지 않으며, 사랑과 짝짓기에 열중한다. 가을은 바람이고,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