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바흐 2

서로박: 에테아 호프만의 '모래 인간'

친애하는 H, 오늘은 호프만의 소설 "모래 인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호프만은 낮에는 법정에서 일하고 밤에는 살롱에서 문학을 논하는 등의 이중생활을 영위하며 살았습니다. 그의 문학 역시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연상할 정도로 이중적 내용으로 얽혀 있습니다. 여기서 다루려는 작품은 1816년 연작 소설 “밤의 작품 Nachtstücke” 첫 번째 부분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아주 예민한 대학생 나타나엘은 친구 로타르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씁니다. 즉 기압계 판매상, 코폴라는 우연히 길가에서 사악한 변호사, 코펠리우스를 다시 만났다는 것입니다. 나타나엘은 바로 코펠리우스가 자기 아버지의 목숨을 잃게 한 장본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왕년에 연금술에 심취해 있었는데, 코펠리우스와 함께 화..

17 (독일)동화 2020.12.14

블로흐: 버스 안에서 스친 사랑

친구는 파리의 공항버스를 타고 있다. 버스는 플라스 드로페라 가(街)에서 파르크 몬소리 가(街)까지 운행하는데, 그의 앞에는 여자가 앉아 있다. 친구는 여자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연한 하늘색 눈을 지닌 여자는 친구와 지인 사이의 대화를 조용히 엿듣고 있다. 어쩌면 대화의 내용에 주의하지 않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미의 눈은 꼼짝하지 않은 채 친구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처녀는 내심 아무 것도 갈구하지 않는지 모른다. 그미의 둥근 눈동자는 마치 별처럼 고적하게 깜박거리며 남자를 향하고 있다. 이때 남자는 냉담한 태도를 취한다. 그미가 행여나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면, 어떻게 될까? 나는 이를 감당하지 못할 거야. 대부분 남자들은 여성이 적극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드러낼 때 어쩔 줄 모른다. 어떻..

28 Bloch 흔적들 202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