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6

서로박: (3) 사드의 "새로운 저스틴"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그미의 여동생 줄리엣이 겪었던 이야기: 이렇듯 『새로운 저스틴』 속에는 수없이 많은 범죄, 강간, 살인 등이 뒤섞인 채 묘사되어 있습니다. 저스틴의 이야기는 줄리엣의 이야기로 건너뜁니다. 줄리엣을 둘러싼 이야가들은 몇몇 장면을 제외한다면 줄리엣의 시각에서 서술되고 있습니다. 줄리엣은 누아케이에라는 한량을 만납니다. 그는 온갖 사악하고 끔찍한 일을 마치 밥먹듯 저지르는 자입니다. 게다가 대단한 허영심을 지닌 잔악하기 이를 데 없는 사내로서, 힘없고 착하며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을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착취하는 거머리 같은 인간입니다. 누아케이아는 줄리엣의 주인으로 등장하는데, 신을 모독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자신의 하녀들의 성을 차례로 농락하며 지냅니다. 그 뿐 아니라 그..

32 근대불문헌 2023.04.19

서로박: (2) 사드의 "새로운 저스틴"

(앞에서 이어집니다.) 5. 18세기 유럽 사회 내의 사랑과 성에 관한 이야기: 이미 언급했듯이 『새로운 저스틴』이 발표되기 전에 간행된 두 개의 판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첫 번째 판본은 감옥에서 유작으로 발견된 『미덕의 불운 Les infortunes de la vertu』 (1787)이며, 두 번째 판본은 『저스틴, 혹은 미덕의 불운 Justine ou Le Malheurs de la vertu』 (1791)를 가리킵니다. 물론 1796년에 그의 소설, 『줄리엣의 이야기 혹은 악덕의 이로운 사항들 Histoire der Juliette ou Les prospérités du vice』이 하나의 발췌 본으로 간행된 바 있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작품들, 특히 『줄리엣』을 통해서 장 작 루..

32 근대불문헌 2023.04.19

서로박: (1) 사드의 "새로운 저스틴"

1. 방대한 철학적 모험 소설: 친애하는 S, 오늘은 섬뜩한 느낌을 풍기지만, 강렬한 성적 욕구를 전해주는, 소설 한 편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소설의 원제목은 『새로운 저스틴 혹은 미덕의 불행, 그미의 여동생 줄리엣의 이야기 La Nouvelle Justin ou les Malheurs de la l’historie de Julientte, sa sœur』 (1797)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품은 노골적인 성 묘사, 거침없는 사회 비판 등으로 당시에 작자 미상으로 간행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자는 다름 아니라 프랑스의 관료주의자, 철학자, 혁명적 정치가 마르키 드 사드 (1740 – 1814)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그를 사드 백작이라고 칭하는데, 원래의 이름은 도나텡 알폰스 프랑스와 마르키 드 사드입..

32 근대불문헌 2023.04.19

서로박: 푸코의 "광기와 비-이성"

1. 일단 푸코의 문헌에 관해서 가급적이면 필자의 주관적 견해를 배제하고 일단 요약해보기로 한다. 미셸 푸코 (M. Foucault, 1926 - 1984)의 "광기와 비이성 (Folie et déraison)"은 1961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푸코는 초기 저작물인 본서에서 프랑스를 예로 들면서, 이른바 한계 경험에 관한 어떤 “문화”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레비스트로스와 관련하여 그는 특정한 사회가 다른 특정한 사회와 어떻게 다르며, 이러한 다른 점이 어떻게 하나의 고유한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 차단 메커니즘을 규정짓는 시스템 가운데에서 푸코는 “정상적”인 것과 “병적”인 것이라는 대립을 집중적으로 고찰한다. 푸코의 문화사적 서술에서 “광기”는 하나의 일원적 연구 대상으로서 ..

23 철학 이론 2023.02.18

서로박: 레티프의 "니콜라씨" (1)

1. 사랑은 어째서 아름답게 느껴지고, 성은 더럽게 비치는가?: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더러운 성 사이의 위화감은 어느 정도 강하게 드러나고 있는가? 이 물음은 주어진 사회의 강제적 성윤리를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질문입니다. 어째서 사랑이 마치 찬란한 연꽃처럼 아름답게 수용되지만, 섹스는 마치 진창 속에서 영그는 연의 뿌리처럼 더럽게 각인되는 것일까요? 사실 사랑과 성은 동물에게는 동일한 방식으로 행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두 단어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온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순결 이데올로기와 직결되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미성년자들, 특히 여성들의 혼전 순결을 강요하였습니다. 혼전 순결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성년자들이 성을 아예 처음부터 접하지 못하게 하거나, 성이 더럽고 끔찍한 무엇이라..

32 근대불문헌 2020.02.20

서로박: 마르키 드 사드의 소돔의 120일

친애하는 J, 오늘은 이른바 “사디즘”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프랑스의 기괴한 소설가, 도나시엥-알퐁스-프랑스와 마르키 드 사드 (D. Marquis de Sade, 1740 - 1814)의 소설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우리가 다루려고 하는 것은 『소돔의 120일 혹은 방종의 학교 Les Cent-Vingt Journées de Sodome ou L’École du Libertinage』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1785년 감옥에서 집필되었는데, 이 원고는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1904년에야 이반 블로흐 Iwan Bloch라는 사람에 의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반 블로흐는 우연히 발견한 누렇게 찌든 원고 뭉치를 읽고, 놀라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하여 5년 후인 1909년에 이 작..

33 현대불문헌 2019.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