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 2

서로박: 러스의 '여자 사람' (3)

14. 자엘이 살아가는 세계, 남자의 나라 그리고 여자의 나라: 자엘이 처해 있는 세계 역시 여성들만 살아갑니다. 그러나 “여자의 나라”는 인접해 있는 “남자의 나라”의 국민들과 40년 전부터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남자의 나라는 과거에 존재했던 가부장 사회와 마찬가지로 남성의 권위를 강하게 드러냅니다. 남자들은 여자의 나라를 정복하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남자의 나라에서는 여자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수의 여성들만 살려두어 남자들이 원하는 성 노예 내지 아이 낳는 기계로 활용할 뿐입니다. 말하자면 소수의 여성들은 대리모로서 남자들의 자손들을 번식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뿐입니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무력적 파상공세를 피하기 위해서 지하에 거주합니다. 전시 체제 속에서 모든 일을 일사불란..

36 현대영문헌 2021.03.02

서로박: 러스의 '여자 사람' (1)

1. 미국 작가, 조안나 러스: “물질 추구 이후의 시대”는 우리를 망각의 늪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비록 크고 작은 사건은 그치지 않고 출현하지만, 세계대전은 더 이상 발발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삶은 그 자체 무미건조하고 허망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마음은 거대한 감정의 파도를 주체하지 못하며, 머릿속에는 때로는 섬뜩함을 느낄 정도로 어떤 거역하는 사고가 출현하곤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말과 글로 무언가 표현하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요? 세상사에 관해 그리고 우리 자신에 관해 침묵만 고수한다면, 70억 인구 가운데 한 마리인 우리는 모두 망각의 늪 속으로 가라앉고 말 테니까요. 오늘은 미국 작가, 조안나 러스 (Joanna Russ, 1937 - 2011)의 을 살펴보도록 하겠습..

36 현대영문헌 202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