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환 2

서로박: 그라베의 돈환과 파우스트

데트몰트 출신의 천재작가, 크리스티안 디트리히 그라베 (Chr. D. Grabbe, 1801 - 1836)의 비극 작품 「돈환 그리고 파우스트 (Don Juan und Faust)」는 1829년에 처음으로 공연되었다. 「돈환 그리고 파우스트」는 그라베의 작품들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생전에 공연된 것이다. 그라베는 뷔히너 그리고 렌츠 등과 함께 고전 극작품의 형식적 특성을 가장 집요할 정도로 파괴하고, 대신에 개별 장면들을 비교적 유연하게 전개하였다. 예컨대 그라베는 비극 작품에 과감하게 대중을 등장시켜 비극 작품의 통례를 깨어버렸다. 그의 이러한 반이상주의적인 극작 기법은 현대 독일 연극의 이정표를 마련하게 하였다. 그라베는 때때로 사건 전개를 불연속적으로 구상함으로써, 언제나 조화로움 내지 일원화를 지향..

41 19전독문헌 2022.04.23

서로박: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

친애하는 B, 오늘은 밀란 쿤데라 (Milan Kundera, 1929 - )의 베스트셀러,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Nesnesitelná Lehkost Bytí』(1984)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체코어로 집필되었지만, 1984년에 프랑스어로 간행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송동준 교수에 의해 번역되어, 한국에서도 상당히 많이 팔린 바 있습니다. 쿤데라는 피아니스트이자 음악이론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체코 출신의 작가입니다. 그렇기에 쿤데라의 문학성이 상당 부분 음악과 결부되어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예컨대 그의 작품들은 마치 악보처럼 정교한 구도에 의해서 직조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전체적 분위기는 항상 어떤 멜로디와 결부되어 있지요. 이 점에 관해서는 아마도 ..

31 동구러문헌 201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