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N, 왜 인간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을 무수히 반복할까요? 어째서 인간은 비극적 체험을 겪은 다음에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으로 거듭날까요?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 “사멸하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생각해 보세요. 늙은이들은 대체로 어떤 무엇을 깨닫는 순간 사망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다시 아무 것도 모른 채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그렇기에 속담에 의하면 “환갑 나이에 인간이 되고, 진갑 나이에 죽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극작품의 전반부는 이로써 절망과 비극의 이야기로 끝맺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 3막의 말미에는 아기인 페르디타가 극적으로 구출되는 장면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3막의 마지막 대목에서 어떤 동화적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이것은 극중 진행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