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우구스부르크에서 발생한 놀라운 이야기: 친애하는 J, 당신의 발표를 위하여 작품을 요약하도록 하겠습니다. 작품은 1941년에 처음으로 발표되었습니다. 그는 히틀러 정권에 의해 독일의 반역자로 몰려 국외로 도망쳐야 했습니다. 소설은 1618년에서 1648년 사이에 발생한 독일의 30년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유럽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전쟁으로 그리고 페스트라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아우구스부르크는 전통적으로 가톨릭이 강성한 지역입니다.
2. 클라분트의 「백묵원」(1): 브레히트는 1920년대에 베를린에서 클라분트의 극작품 「백묵원」을 접했는데,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바쁜 일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 당시 극작가를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클라분트는 알프레트 헨쉬케라 Alfred Henschke는 사람이었는데, 중국의 극작품 「회란기」를 소재로 하여 극작품을 집필하여, 무대에 올렸는데,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금 징수인 마씨는 소작농 창씨에게 과도한 징수를 요구하여 그를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창씨의 집안은 몰락하고, 그 집의 아름다운 딸, 하이탕은 유곽으로 팔려가게 되었습니다. 유곽에서 하이탕은 왕자 파오를 만나는데, 그미와 하룻밤을 보낸 다음에 하이탕을 깊이 사랑하게 됩니다. 그 후 하이탕은 노예의 신분으로서 경매에 넘겨지는데, 마씨는 파오보다도 더 높은 가격으로 하이탕을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그 후에 하이탕은 마씨의 첩이 됩니다. 몇 달 후에 하이탕이 아들을 낳게 되었을 때 마씨의 부인은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자신은 자식이 없으므로 모든 유산을 차지할 사람은 하이탕이 되리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마부인은 남편을 독살하고, 살인자로서 하이탕을 고발합니다. 또한 그미는 하이탕의 아기를 빼앗아서 자신이 진정한 어머니라고 주장합니다. 매수 당한 재판관은 하이탕에게 사형을 선고합니다.
3. 클라분트의 「백묵원」(2): 시간이 흘러 왕자 파오는 황제로 등극합니다. 하이탕은 아기를 빼앗긴 채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파오는 국가를 하나씩 개혁해 나갑니다. 그는 중국의 모든 사형수 그리고 재판관을 소환합니다. 하이탕의 사건 역시 재판에 회부됩니다. 파오는 이 사건의 재판관으로 직접 개입합니다. 그는 바닥에 백묵으로 원을 그려 놓고, 한가운데 아기를 세우게 합니다. 하이탕과 마부인이 가장자리에 서서 아이의 팔을 잡게 합니다. 파오가 아이의 팔을 당기라고 명령했을 때 하이탕은 아이가 다칠까봐 팔을 놓아버립니다. 이로써 아이의 진정한 어머니가 밝혀집니다. 또한 파오는 마씨를 독살한 범인이 마씨 부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이 와중에서 파오는 다음과 같이 결정을 내립니다. “하이탕이 마씨 부인과 부패한 재판관을 처벌할 권한을 지닌다.” 그러나 하이탕은 두 사람을 풀어줍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일말의 죄가 있는 사람은 타인을 결코 단죄할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아기는 황제 타오의 아기로 밝혀집니다. 하이탕은 왕비가 되어 아이와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4. 형식: 브레히트는 클라분트의 작품의 줄거리를 대폭 변화시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격언을 준수하지 않은 것입니다. 브레히트는 낳은 어머니 대신에 키운 어머니에게 진정한 어머니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단편 「아우구스부르크의 백묵원」의 줄거리는 일직선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화자는 브레히트 자신입니다. 소설 속의 줄거리는 몇 가지가 있지만, 서로 겹치지 않습니다. 과거를 기억하는 회상 등의 이야기는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크게 나누어 두 개로 구분됩니다. 그 하나는 칭글리 부인의 이야기이며, 다른 하나는 하녀 안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두 개의 이야기는 결국 재판정에서의 판결로 귀결됩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칭글리 부인에 의해서 시작되는데, 이는 안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품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하녀 안나와 아이 사이의 관계의 발전입니다. 이에 비하면 칭글리 부인은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아이와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아이를 찾으려고 합니다. 브레히트의 문장은 단순하고 잘 읽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독일에서의 30년 전쟁의 역사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합니다. 특히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재판관 돌링거의 언어입니다. 그의 언어는 투박하고 민중적입니다. 나아가 그의 판결은 사회적 인습과는 일치되지 않을 정도로 과히 혁명적으로 이해됩니다. 왜냐하면 그는 아이의 친권을 친모에게 부여하지 않고, 아이를 키운 하녀, 즉 안나에게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4. 안나, 아이를 발견하다: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하녀의 운명입니다. 하녀 안나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의 역할을 떠맡습니다. 왜냐하면 친모가 아이를 버리고 도망쳤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30년 전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들이 적대적 관계에 처하여 서로 피비린내 나게 싸우고 있었습니다. 스위스 출신의 프로테스탄트인 칭글리는 아우구스부르크에서 거대한 피혁 공장을 차려 가죽을 팔고 있었습니다. 칭글리 부인은 아우구스부르크 출신이었는데, 그와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습니다. 가톨릭교도들이 도시를 공격하여 그날밤 약탈을 자행했을 때 칭글리 씨는 피혁 공장의 은밀한 곳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발각되어 무장한 가톨릭교도들에 의해서 죽음을 당합니다. 그의 부인은 아이를 데리고 어디론가 피신해야 옳았습니다. 그렇지만 옷과 보물을 챙기느라고 아이를 버려두고 도망을 칩니다. 안나는 칭글리 집에서 일하는 단순한 하녀였습니다. 가톨릭 군인들이 집을 급습했을 때, 그미는 3층으로 올라가 장롱에 숨었습니다. 군인들이 떠났을 때 안나는 죽어 있는 칭글리 씨와 살아있는 아기를 발견합니다. 처음에 그미는 아기를 버려두고 칭글리 부인이 머물 것 같은 도시 근교로 향합니다. 그곳은 칭글리 부인의 친척집이었습니다. 그러나 칭글리 부인의 친척은 아이를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문을 닫습니다. 집안에는 분명히 칭글리 부인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미는 이른바 이단자의 자식에 해당하는 자신의 아들을 데라고 있으면 변을 당할 것 같았던 것입니다.
6. 안나, 아이를 위하여 노력하다가,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다: 안나는 아기를 내버려둘 수 없어서, 아이를 데리고 그미의 오빠와 함께 시골로 도망을 칩니다. 그미의 오빠는 결혼하여 농가에서 살고 있었는데 아이를 받아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올케가 아상한 눈초리로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자꾸 캐물었습니다. 당시에 결혼하지 않고 아기를 출산하는 일은 불법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안나는 거짓말을 들려줍니다. 자신에게는 남편이 있는데, 나중에 이곳으로 당도하여 자신과 아기를 데리고 갈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어떤 남자도 농가를 찾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나의 오빠는 한 가지 방도를 강구해 냅니다. 그는 안나를 데리고 읍내로 가서 죽기 직전의 병든 남자를 만납니다. 결혼하게 되면, 그 남자는 조만간 죽을 것이고, 그러면 안나는 과부로서 아이를 편안하게 양육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안나는 오터러라는 이름을 지닌 그 남자와 결혼한 다음, 그가 사망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사망 소식을 접할 수 없자, 안나는 아이를 데리고 오터러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조만간 사망하리라던 남자는 건강하게 살아 있었습니다. 그는 징집을 피하기 위해서 병든 체 했던 것입니다. 안나는 그의 집으로 이주하는 것을 완강하게 거부합니다. 어느 날 안나가 몹시 심하게 아팠을 때, 오터러가 찾아옵니다. 오터러는 아이와 안나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갑니다. 안나는 아이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사내와 결혼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건강을 되찾았을 때 안나는 아이를 데리고 도망을 치지만, 이는 실패로 돌아갑니다. 결국 안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오터러와 함께 살면서, 아이를 키우는 데 열중합니다. 시간이 흘러 안나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였고, 아이는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서서히 그미의 마음에는 아이에 대한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7. 칭글리 부인이 아기를 데리고 사라진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30년 전쟁이 끝난 다음에 칭글리 부인은 안나를 찾아옵니다. 이때 안나는 아기의 먹을 것을 구하려고 읍내에 나간 터였습니다. 안나가 돌아왔을 때 아이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그미는 경악에 사로잡힙니다. 그래서 안나는 관청으로 가서 누군가 자신의 아이를 훔쳐갔다고 신고합니다. 나중에 그미는 칭글리 부인이 아이를 몰래 데리고 간 사실을 갈게 됩니다. 이로써 아이 소유를 둘러싼 재판이 발생합니다.
다행히도 이 사건을 맡은 재판관은 돌링거라는 이름의 남자였습니다. 그는 대단한 학식을 지닌 판관이라는 소문이 남서 독일 지역에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말투는 몹시 퉁명스럽고 억세다는 것이었습니다. 재판관은 안나에게 다음과 같이 묻습니다. 재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저당 접혀 있는 피혁 공장이라는 사실을 왜 말하지 않는가? 안나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일 뿐 피혁 공장에 관해서는 알지 못하고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알고 보니 칭글리 부인은 남편이 남긴 유산을 얻기 위해서 법적 상속인인 아이를 필요로 한 것이었습니다.
8. 재판: 어느 날 재판이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이 사건에 많은 관심을 드러내었습니다. 사람들은 아이의 소유권을 가리는 문제는 명목상의 사안일 뿐, 속으로는 재산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선 칭글리 부인이 소환됩니다. 그미는 가톨릭 군사들이 아기를 빼앗아 하녀인 안나가 키우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안나가 아기를 맡게 된 것은 나중에 아이를 빌미 삼아서 돈을 뜯어내기 위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칭글리 씨의 친척들이 증인으로 들어섭니다. 그들은 칭글리 부인에 관해서 부정적인 언사를 퍼붓습니다. 왜냐하면 칭글리 부인은 죽은 남편의 재산을 노리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나가 증인석에 오립니다. 안나는 사건이 있던 그날 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칭글리 부인을 찾아가 아이 소식을 전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어서, 자신이 아이를 데리고 도주해야 했다고 말합니다. 아이를 내버려두면, 아이가 위험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재판관은 모든 이야기를 경청한 다음에 진짜 어머니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와서 원 위에 세우라고 명령합니다. 땅에는 분필로 원이 그려지고 아이가 원의 한 복판에 서게 됩니다. 재판관은 원의 가장자리 양쪽에 칭글리 부인과 안나를 세웁니다. 재판관은 두 여자에게 아이의 팔을 잡고 당기라고 명령합니다. 칭글리 부인은 있는 힘을 다해 아이를 자신 쪽으로 당깁니다.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면서 인상을 찌푸립니다. 안나는 아이가 다칠까봐 염려하여 팔을 놓아버립니다. 그래서 진정한 어머니가 가려지게 됩니다. 안나가 아이의 참다운 어머니로 가려지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며, 아이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이라는 것이 돌링거 재판관의 판결의 이유였습니다.
9. 해설: 이야기는 독자에게 시사하는 바 큽니다. 브레히트는 우선 전쟁의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가를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30년 전쟁이 끝난 다음에 아이의 친권을 놓고, 다툼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작가는 모든 것이 전쟁으로 인해서 발생한 것임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전쟁은 한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커다란 피해를 안겨주게 됩니다. 그밖에 브레히트는 친모가 진정한 어머니가 아니라, 양모가 진정한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어머니가 되는 것은 항상 아이 곁에서 아이를 돌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 브레히트는 무조건 불행을 감수하면서, 아이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안나의 태도에 박수를 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타주의의 삶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10. 작가의 의도: 브레히트는 전쟁은 불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주장합니다. 전쟁은 모든 인간을 불행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고통을 안겨줍니다. 수천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것은 브레히트가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혈연관계를 맹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역사적으로 영아를 훔치는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때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아이가 누구의 소유냐? 하는 문제를 따지지 말고, 아이의 입장에서 누가 진정한 어머니냐 하는 것을 밝혀야 합니다. 친권을 따질 때 혈연관계만을 고려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게 브레히트의 판단입니다. 이로써 브레히트는 “소유권은 소유권이다.”라는 공식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어느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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