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유럽 정치

서로박: 유럽 난민 그리고 람페두자

필자 (匹子) 2024. 1. 21. 11:15

난민은 두 부류로 나뉘어집니다. 그 하나는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건너온 (건너오려는) 흑인들을 가리킵니다. 두 번째는 시리아 전쟁을 피해 보다 안전한 유럽으로 진출한 (진출하려는) 중동 지방의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해마다 수십만명씩 지중해를 건너다가 목숨을 잃거나, 이탈리아에서 고향으로 되돌려보내지곤 합니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공동체는  각 나라마다 난민을 배분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특히 이탈리아는 매년 찾아오는 난민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후자에 해당하는 중동 사람들은 특히 2015년에 엄청난 양으로 유럽으로 건너왔습니다. 이때 터키, 그리스 그리고 동구의 국가들은 처음에는 이들을 수용하지 않고, 서구로 돌려보냈습니다. 그후 이 나라들은 바리케이트를 세워, 아예 난민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처를 취했습니다.

 


 

난민은 자신이 정착한 땅에 적응하는 데 수많은 난관을 경험한다. 그 가운데 가장 힘이 드는 게 언어 장벽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상호 소통할 수 없다. 수많은 시리아 난민이 유럽을 떠나려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2019년 통계에 의하면 북아프리카에서 2만 8천명이 유럽으로 건너갔습니다.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에서 빠져 죽었을까요? 유럽 국가는 공개적으로 바다에 익사한 사람들을 구조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탈리아의 정치가 마테오 살비니는 난민에 대해서 철저하게 차단을 지시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그는 유럽 공동체와 거의 적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국경 수비대는 입국한 흑인들을 도와줄 뿐이지, 지중해에서 그들이 빠져죽든지 말든지 그저 수수방관할 뿐입니다. 다만 네 척의 사설 선박이 이들을 구조할 뿐입니다.  가령 "Sea Watch 3", "Sea Eye" 라는 선박은 독일 사람들이 정부와는 무관하게 바다에 빠진 사람들을 구출하고 있습니다.

 

 

 

 

 

람페두자는 시칠리아 섬과 북아프리카의 튀니지 사이에 위치한 섬입니다. 이탈리아에 속해 있습니다. 근처에는 몰타 섬이 있는데, 이곳 사람들은 몰타를 고유한 나라로 선언하였습니다. 몰타 (Malta)는 독립국가입니다. 그런데 람페두자는 오래 전부터 이탈리아의 요양지로서 각광을 받는 지역입니다.

 

 

 

 

람페두자의 항구의 모습입니다. 지중해의 온화한 날씨로 관광선과 고기잡이 배들이 보입니다.

 

 

 

 

 

 사진에 나타나듯이 람페두자의 아랫쪽에는 작은 섬들이 위치하고 있는데, 유럽의 부호들이 섬을 통째로 임대하곤 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돈 많은 사람들은 떵떵거리며 살며, 여름철에는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은 채 맛있는 음식, 짜릿한 향연을 즐긴다고 합니다. 아, 누구인들 이렇게 아름답고 풍요롭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요? 문제는 부호들이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많은 돈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며, 가난한 자들에게는 일용할 양식을 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돈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돈이 많이 없는 사람들은 여름철에 람페두자의 해변가에서 일광욕을 즐깁니다. 사진은 람페두자의 바닷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해운대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릅니다. 해안가에 야영 시설은 비교적 엉성하지만, 바닷물은 깨끗합니다.

 

 

 

 

 

재벌이라고 해서 두 배로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같은 양의 끼니로 배를 채우고 하나의 이불 아래서 잠을 잡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당량의 끼니와 하나의 이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가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살아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가난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큽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돈에 파묻혀 살면 행복할까요? 젊은 사람들은 거대한 사랑, 엄청난 돈을 꿈꿉니다. 그렇지만 돈이 많으면 인간은 불행해집니다. 로또에 당선하여 일확천금을 얻은 사람들은 며칠 동안에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서서히 불행 나락으로 빠지게 됩니다.

 

1.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은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2. 그들은 놀면서 소일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정말 할 짓이 못됩니다. 3. 주위의 가족 친지들은 그에게 끊임없이 손을 내밉니다. 요행으로 돈을 얻었으니,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4. 돈을 지닌 사람 역시 심리 구조가 이상하게 바뀝니다. 천만원 짜리 수표를 수중에 지닌 사람은 주위 사람들이 모조리 도둑처럼 보입니다. 돈을 빼앗길까 전전긍긍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자신의 영혼은 서서히 파괴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물질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패망합니다. 이에 비하면 감옥에서 규칙적으로 콩밥 먹는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고 오래 삽니다. 그래도 당신은 돈이 좋다고 말하지요? 이자리를 빌어서 신비로운 독일 작가 B. 트라벤의 작품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 Der Schatz von Sierra Madre"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이 작품은 1948년에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는데, 주인공으로 험프리 보거트가 열연하여, 오스카 상을 세 개나 수상하였습니다.) 방랑아 세 남자는 동업자로 일하기로 합니다. 가난하게 살 때는 마치 형제처럼 지내지만, 돈을 벌게 되자 그돌들은 눈이 뒤집히게 됩니다. 가난할 때에는 빵 한 조각도 나누어 먹던 절친들이 돈을 벌게 되자, 살인강도로 돌변하게 된 것입니다.

 

 

 

 

신비로운 작가, B. 트라벤의 근영

 

따라서 삶에서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한 인간이 창조해낸 무엇입니다. 그것은 임에 대한 사랑일 수 있고, 평생 노력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간은 누구든 간에 이러한 작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여러 가지 유형의 결과물, 다시 말해서 작품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B. 트라벤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만약 인간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인정받을 수 없다면, 그자는 무가치한 자이거나, 그의 작품이 하찮은 것이다. Wenn der Mensch in seinen Werken nicht zu erkennen ist, dann ist entweder der Mensch nichts wert oder seine Werke sind nichts wert."

 

 

 

 

 

북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일할 기회도, 생활비를 벌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북아프리카에서 수많은 흑인들은 가난을 떨치려고 국경을 탈출하여 이곳에 배를 타고 망명을 신청하였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무조건 이들을 난민으로 수용하려고 하니, 이탈리아 섬사람들이 반대하고, 그렇다고 이들을 무조건 본국으로 돌려보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는 EU에 속하는 나라, 이를테면 독일에 난민들을 송치하곤 합니다.

 

 

 

북한을 탈출하여 스리랑카에 머물고 있는 어느 북한 여자는 애타게 미국 시민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미는 성탄절을 맞이하여 자신의 소원을 빌고 있습니다. 그미는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요? 북에 남겨둔 가족들의 인녕일까요? 본토 송환에 대한 두려움을 씻어달라는 하소연일까요? 세상은 그미에게 어떻게 이러한 가혹한 경험을 겪게 했을까요? 함께 그미가 바라는 바가 꼭 이루어지기를...

 

 

 

 

 

 난민들은 대부분 가난과 굶주림을 극복하려고 죽음을 각오한 채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에 속해 있는 이탈리아 경비대 Fronthex는 이들을 선별하여, 부랑자, 범죄자를 속출하여 본국으로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이러한 처사 역시 비인간적이라고 비난 받았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인도적으로는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자만 속으로는 유럽이 난민으로 들끓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다시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500명의 보트피프 가운데 300명이 나쁜 날씨로 인하여 선상에서 실종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맨처음 배에서 불이나서 110명이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사진은 군인들이 익사자를 운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독일인들은 난민들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대부분은 난민에 관한 법규정을 준수하며, 난민으로 허가 받은 사람들을 지원해야 하지만, 허가 받지 못한 난민들을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겸허한 종교인, 프란체스코 교황은 람페두자를 찾았습니다. 인간이 굶어서, 목이 말라서 사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며, 난민을 도와야 한다고 호소하였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 이승에 잠시 머물다가, 떠나게 될 난민들이 아닌가요? 과연 세상에 바닥나기가 있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