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한국 문학

(명시 소개) 전홍준의 시, '산벚꽃'

필자 (匹子) 2023. 10. 20. 16:42

산벚꽃

전홍준

 

내 얼레에서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시간이 연실처럼 풀려나간다

어디 숨었다가 나타나는지

온산에 아오자이 입은 소녀들

떼창을 하면

세월에 갉아먹힌 얼굴에도

화색이 돈다

항아리에 밀봉해둔 작년의 봄이

발효된 것일까

 

또 한 철 꽃멀미 앓는

황홀해서 슬픈 계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