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외국시

서로박: 츠베타예바의 시, "막달레나" (3)

필자 (匹子) 2022. 9. 25. 09:59

 

우리 사이에는 - 십계명이 있어요.

불로 타오르는 열 개의 열정이지요.

고유한 피는 더 이상의 공간을 알지 못해요.

당신은 나에게 낯선 피니까요.

 

축복의 말씀이 전해지던 시대에

만일 사도들 가운데 하나가 나라면...

(당신은 낯선 피, 가장 열망하는

무엇보다 가장 낯선 빛이지요.)

 

결함이 많아 감히 당신에게 내 마음

드러낼 수도 감출 수도 없었지요. - 밝은

머리카락! 나는 악마의 눈으로

자신을 감추고 향유를 붓고 싶었어요,

 

당신의 발에다, 발 아래로 향해서.

모래, 땅 속의 자갈로 흐르도록 ...

소매상인들에게 팔았던 사랑, 참회하는 여인이여,

그대, 침 세례를 당하는 그대, 모조리 흘러라!

 

당신의 입술과 관자노리에는

거품이 일고, 모든 욕망 땀으로 맺히며,

머리카락 속으로, 나의 몸속으로.

모피와 같이 부드럽게 당신을 싸안을게요.

 

당신의 수건으로 내 흔적 닦아낼 때

살갗 넓은 곳으로 퍼져나갈게요. 미끼삼아

불꽃으로 유혹하며 ‘일어서라, 자매, 가라’고

말한 사람이 그가 아니라, 그미라면.

 

Меж нами — десять заповедей:
Жар десяти костров.
Родная кровь отшатывает,
Ты мне — чужая кровь.

 

Во времена евангельские
Была б одной из тех…
(Чужая кровь — желаннейшая
И чуждейшая из всех!)

 

К тебе б со всеми немощами
Влеклась, стлалась — светла
Масть! — очесами демонскими
Таясь, лила б масла́

 

И на́ ноги бы, и по́д ноги бы,
И вовсе бы так, в пески…
Страсть по купцам распроданная,
Расплёванная — теки!

 

Пеною уст и накипями
Очес и по́том всех
Нег… В волоса заматываю
Ноги твои, как в мех.

 

Некою тканью под ноги
Стелюсь… Не тот ли (та!)
Твари с кудрями огненными
Молвивший: встань, сестра!

 

: 인용 시는 세 편의 「막달레나」 가운데 첫 번째 작품입니다. 막달레나는 사랑하는 임인 예수를 만나 자신의 가슴속이 연정으로 활활 타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여기서 말하는 연정은 성적인 것이며, 나아가 종교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미의 연정을 단호하게 하나의 영역으로 못 박을 수는 없습니다. 종교적 사랑은 성적인 사랑과 혼연일체가 되어 있습니다. 가령 츠베타예바는 이 작품을 집필했을 때 다음과 같이 기술했습니다. “막달레나가 몸 파는 일을 후회했을 때, 젊고 아름다웠다. 어쩌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눈물을 흘리는 그미의 뺨에는 붉은 머리칼이 붙어 있다. 나이가 들면 눈물을 적게 흘린다. 막달레나는 그리스도에게 여성의 청춘을 선물한다. 그미의 마음속에서 두근거리는 모든 것을 담은 청춘은 눈물로 쏟아져 나오고 자유롭게 밖으로 분출된다.

 

: 그렇다면 시인은 자신의 체험을 예수와 막달레나 사이의 가상적인 사랑으로써 묘사하려고 한 셈인데요?

: 그렇습니다. 여기에는 종교 신학적 논의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일단 우리는 문학적 판타지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시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그리스도와의 첫 만남에서의 설렘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시는 첫 만남 이후의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요.

: “십계명” “열정” “낯선 피”, “불꽃” 등은 지극히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는 시어로군요.

 

나: 그렇게 고찰할 수도 있습니다만, 남자는 예수 그리스도, 혹은 츠베타예바의 애인, 콘스탄틴 로체비치라면, 여자는 마리아 막달레나, 혹은 시인일 수 있어요. 제 4연 3, 4행은 서술 관점을 고려할 때 기이한 문장입니다. 누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땀”, “침” 그리고“향유”로 흘러내리라고 명할까요? 명하는 자는 문맥을 중시할 때 예수는 아닙니다.

: 또 다른 시적 자아가 아닐까요? 제 1연에서 제 3연까지 시인은 마리아와 동일시되고 있습니다만, 제 4연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차이가 있어요. 가령 처음에는 여성은 천한 존재, 남자는 고상한 존재로 묘사되지만, 4연에 이르러 이러한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요.

 

: 놀라운 지적이로군요. 놀라운 것은 “향유”, “눈물”, “침”, “거품” 그리고“땀”과 같은, 이른바 “”과 관계되는 시어가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두 번째 시에는 “사랑의 땀”이라는 시어도 동원되지요. 이는 상대방으로부터 사랑을 끌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대지와 물의 뒤섞임이라고나 할까요? 그리스도의 몸이 대지, 다시 말해 흙으로 비유될 수 있다면, 마리아 막달레나는 “땀”, “침”, “눈물” 등을 대신하는 “향유”로써 땅속으로,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의 몸 아래로 (속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제 5연은 이 작품의 압권이기도 합니다. “당신의 입술과 관자노리에는/ 거품이 일고, 모든 욕망 땀으로 맺히며,/ 머리카락 속으로, 나의 몸속으로,/ 모피와 같이 부드럽게 당신을 싸안을게요.” 이 구절은 얼마나 생동감 넘치는 에로스를 보여줍니까? 여성의 몸 (凹)이 바로 남성 (凸)을 감싸는 “모피”로 비유되는데, 이는 빌헬름 라이히 Wilhelm Reich가 말한 바 있는 “생식기의 포옹 genitale Umarmung”을 가리킵니다.

 

: 한 가지 사항만 첨가하겠습니다. 머리에 기름을 붓는 행위는 고대 왕족의 결혼식에서 자주 나타났습니다. 신부는 신랑의 머리에 향유를 부었지요. 남자의 머리는 남성의 생식기의 부분에 해당하는 귀두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왕족은 자연스러운 합궁과 이로 인한 출산을 갈구하는 의미에서 그러한 의례를 실천했습니다. 그나저나 나로서는 마지막 연이 잘 이해되지 않는군요.

: 글쎄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남자 (예수)와 여자 (마리아)의 만남에 대한 종합적 해명이 아닐까요? 마지막 대목은 “불꽃으로 유혹하는” 사람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임을 암시하지 않습니까? 여기서 예수와 마리아의 성 역할은 원래와는 반대로 뒤집혀 있습니다. 설령 그가 “수건”으로 여자의 흔적을 닦아낸다고 하더라도, 그미는 자신의 체액을 “퍼져나”가게 하려고 합니다.

 

너: 그렇지만 그것은 종교적 차원에서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마리아의 복음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정이 나옵니다. “속죄하고/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 주를 우리 안에 온전히 거하게 합시다.” 이는 “남성 (M)으로서의 그리스도의 몸 corpus Christi을 기독교 공동체 (W) 속에서 모시자.”라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어요. 이는 그리스도와 영성적으로 일체를 이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다음은 엘레나 프롤로바가 부르는 츠베타예바의 시 막달레나입니다. (2분 34초)

Elena Frolova sings M. Cvetayeva´s poem "Magdalena" (with paintings of Ilya Repin)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