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외국시

서로박: 츠베타예바의 시 "막달레나" (2)

필자 (匹子) 2022. 9. 25. 09:58

2. 마리아 막달레나의 이중적 면모

 

너: 그것도 하나의 해석일 수 있겠지요. 내 생각으로는 예수와 막달레나를 작품 속에 등장시킨 것은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고찰할 때 의미심장합니다. 이를테면 몇몇 영지주의자들은 여성이 남성의 갈비뼈에서 탄생했다는 정통적 기독교 교리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어쨌든 츠베타예바의 작품은 근본적으로 남녀평등을 지향하고 있어요. 작품은 특히 사랑의 삶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자는 남자가 아니라, 여성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나: 그런가요? 작품을 분석하려면, 일단 마리아 막달레나에 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간략하게 말씀해주시지요.

너: 네. 마리아 막달레나는 일찍이 막달레아 지방에서 매춘에 종사한 여인이었는데, 예수그리스도의 인도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회개한 여성입니다. 그미는 그리스도의 임종을 끝까지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마디로 그미는 한편으로는 죄의 근원으로 상징화되는 “바빌론의 창녀”와 유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성녀로 숭상되어 왔습니다. 특히 후자는 오늘날 콥트어로 집필된 마리아 복음서가 발굴됨에 따라서 그 정당성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에 관해서 수많은 신학적 견해들이 난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 마리아 막달레나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인물인가를 알려면, 우선 회화 작품을 고찰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가령 티치아노 Tizian, 카라바지오 Caravaggio, 렘브란트 그리고 루벤스 등은 마리아 막달레나를 무척 생동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림 속의 마리아는 무척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그미의 붉은 머리카락은 길고도 치렁치렁한데, 빨강머리는 예부터 창녀의 특징이었지요. 마리아는 녹색의 신비로운 눈동자, 고혹적인 몸매를 지니고 있습니다.

 

: 나도 그 그림들을 감상한 적이 있어요. 그미의 머리카락은 가슴은 물론이고, 하복부를 가릴 정도로 길고도 치렁치렁합니다. 사치와 욕정을 상징하는 관능적 여성으로서, 여신 이스타르-사르파니트 그리고 이시스를 방불케 하며, 소피아 Sophia, 티루스의 헬레나 Helena 그리고 사라 Sarah의 전신으로서, 순결한 성모 마리아와는 대조되는 인물이지요. 물론 이러한 관점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바로크의 시대에 마리아는 “모든 육체성은 허망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여인으로 이해되기도 하였으니까요. 죽은 해골, 거울, 양초와 같이 마리아 막달레나는 허망함 Vanitas의 모티프로 활용되었습니다.

 

: 앞의 내용에 비해서 1945년 나그함마디에서 발견된 「마리아 복음서」는 그미의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지 않습니까?

너: 그렇습니다. 복음서의 마리아는 사도들의 생각을 전하는 분입니다. 그미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고, 토론에 임하는 영특한 여성입니다. 자의식을 지닌 지식인이지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일부 영지주의자들은 오래 전부터 마리아 막달레나를 숭상했습니다. 그들의 노래 가사 가운데에는 “지혜를 믿어라 πιστις σοφια”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피아는 바로 마리아 막달레나를 가리키지요.

 

: 재미있군요. 외경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성서에서 통상적으로 전해지는 말씀을 전해주시지요. 성서에는 마리아 막달레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묘사되어 있는지요?

너: 주지하다시피 마리아 막달레나는 일곱 악령에 시달리다가 예수에 의해 치유되어 그의 추종자가 되었습니다. (「루카의 복음서」 8장, 2절). 그미는 갈보리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죽음을 지켜보았고 (「마태오의 복음서」 27장 56절), 향료를 가지고 무덤을 찾아왔으며 (「루카의 복음서」 23장 55절), 요한 야곱의 어머니인 마리아와 함께 부활한 예수를 만났습니다. (「루카의 복음서」 24장 1 - 10절). 우리의 시 해석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의 사항일 것입니다. 즉 마리아 막달레나는 가파르나움 거리에서 예수의 발 위에 눈물을 흘리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눈물을 닦은 다음에 그리스도의 발에 향유를 바르면서 회개하였다고 합니다. (「루카의 복음서」 24장 1 - 10절). 막달레나 시편을 고려할 때 마지막 사항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다음은 「막달레나」(1)의 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