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폴 클로델의 삼부작: 『비단 신발Le Soulier de satin』는 1943년 11월 27일 상당부분 축약된 상태로 파리의 코메디 프랑세 극장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주제 상으로 그리고 소재 상으로 바로크 특유의 다양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작품은 전통적 극형식의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작품은 총 4일 간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야기는 비단구두를 둘러싼 여러 에피소드로 분할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극작가가 추구하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은밀히 드러납니다.
그렇기에 진보적 세계관을 지닌 평론가들은 클로델의 작품을 가독교 문학의 아류라고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특성은 마지막 작품 「발레덴의 바람 아래에서Sous le vent des îles baléares」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습니다. 사실 클로델은 이 작품을 1914년에서 1924년 사이에 집필했는데, 1923년 9월 1일 도쿄 지진의 소식을 접하고, 원고를 찢어버렸다고 합니다. 나중에 작품의 제 3부를 집필한 다음에, 제 1부와 제 2부를 다시 재구성했다고 전해집니다.
2. 로드리고, 유부녀, 프루에즈를 사랑하다.: 작품은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를 방불케 합니다. 작품의 배경은 16세기에서 17세기 사이의 에스파냐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로드리고는 자기중심적인 인물로서,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배를 타고 서인도로 향한 적도 있습니다. 그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유부녀, 프루에즈를 사랑합니다. 프루에즈의 명성은 에스파냐에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모든 시인들이 그미를 한마디로 아니마라고 칭송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프루에즈의 남편, 펠라지는 에스파냐의 고위 재판관입니다.
최근에 에스파냐 왕이 주인공, 로드리고에게 하나의 임무를 부여했습니다. 그것은 프루에즈를 자신에게 데리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왕의 명령이 주어진 인습 내지 결혼의 서약에 위배된다는 데 있었습니다. 로드리고는 사랑하는 여인을 자신의 주군에게 바쳐야 한다는 사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왕의 신하로서 왕명을 거역할 수는 없었습니다. 두 사람이 마주쳤을 때, 프루에즈 역시 그에게 애정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그미는 그와의 동침을 거부합니다. 그미는 수호대천사에게 자신의 영혼이 오로지 신에게 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프루에즈는 동정녀 마리아에게 자신의 비단 신발을 바쳤기 때문에, 로드리고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3. 납치의 위기에 몰린 두 여인: 로드리고는 왕명을 수행하지 않고, 그미를 재차 유혹하려고 합니다. 프루에즈는 일단 로드리게의 어머니에게 피신합니다. 프루에즈에게는 자신을 가르치는 가정교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발타자르라는 이름을 지닌 자로서, 고결하고, 삶을 사랑하는 강건한 사내였습니다. 프루에즈는 발타자르에게 자신의 신변보호자가 되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발타자르는 목숨을 잃고 맙니다. 로드리고는 프루에즈에 대한 사랑이 실패로 돌아가게 되자 거의 절망 상태에 빠집니다.
그런데 로드리고에게는 중국인 하인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주인에게 알리지도 않고 흑인여자 조바바라와 함께 프루에즈를 납치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데 또 다른 누군가가 여성 납치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프루에즈의 사교 모임에 참석하는 여성 가운데에는 무지케라는 귀족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미는 순결한 조화로움과 라파엘로가 반할만큼의 절세 미모를 지닌 것으로 평판이 자자했습니다. 에스파냐의 부왕은 이 소문을 접하고, 직접 그미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무지케를 취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직성이 풀리지 않은 부왕은 나폴리 출신의 어느 군인으로 하여금 “무지케를 납치해 오라.”고 명령을 내렸던 것입니다.
4. 프루에즈, 에스파냐의 일부 권력을 차지하다.: 두 번째 날은 드라마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두 여인의 제각기 이질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로드리고는 다시 신대륙으로 항해합니다. 남편이 사망하자, 프루에즈는 북아프리카의 섬 모가도르로 향합니다. 그미는 에스파냐 권력을 대리하면서 북아프리카의 그곳을 다스리기 시작합니다. 프루에즈는 모가도르의 요새를 지키는 사령관 카미유와 조우합니다. 사령관은 북아프리카 출신의 강건하고 열정적인 흑인 사내였습니다. 결국 그미는 카미유와 결혼식을 올립니다.
다른 한편 무지케는 기도와 명상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그미는 세 번째 날에 이르러 프라하의 니콜라우스 교회에서 기도를 올립니다. 무지케는 기도를 통해서 30년 전쟁으로 황폐화된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평화와 안녕을 가져다주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프루에즈는 두 번째 날 마지막에 카르타고에서 로드리고와 재회합니다. 그러나 그미는 로드리고의 구애를 재차 거부합니다. 수호천사가 그미에게 나라의 안위를 위해서 모가도르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니, 로드리고를 잊으라고 충고했던 것입니다. 흐릿한 달빛이 그들의 쓸쓸한 마음을 달래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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