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독일시

마르가레테 슈테핀: (15) 무제

필자 (匹子) 2020. 5. 4. 10:44

국내 초역입니다.

 

Bildergebnis für eifersucht

 

 

 

Mein Freund ist nicht mehr wie er war

In Schlacht und Paus und frühem Jahr.

 

Stimmt Strenge nicht mehr seinen Lauf

Dann künd ich ihm die Strenge auf.

 

Bei gutem und bei schlechtem Tun

Schau ich ihm durch die Finger nun

 

Wenn ich ihm durch die Finger schau

Wird sein Gesicht mir ungenau

 

Dies muss ich leiden, anderweis

Wird meins mir zu oft kalt und heiß.

 

Und heiß ist gut und kalt ist gut

Vorm Wechsel sind wir auf der Hut. (BBA 98/ 55).

 

내 연인은 더 이상 과거 몇 년 동안의

전쟁 그리고 휴전 시기의 그가 아니야.

 

근엄함은 더 이상 그의 행동과 일치되지 않아.

그러자 내가 엄하게 행동하지 말라고 했어.

 

좋은 일이든 그리고 나쁜 일이든 간에

나는 이제 그를 관대하게 대하고 있어.

 

내가 그를 관대하게 대하게 되면,

연인의 얼굴이 무척 불명료하게 변하지.

 

난 그의 흐릿함을 감내해야 해. 안 그러면

내 가슴이 너무 자주 냉온을 반복하니까.

 

뜨거운 것도 좋고, 차가운 것도 좋아,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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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봄에 마르가레테 슈테핀은 브레히트와의 공동 작업을 위해서 덴마크의 스벤보르에 도착하여, 브레히트의 집에서 약 500 미터 떨어진 여관에 거주하였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그미는 브레히트에게는 아내와 자식 외에도 덴마크 출신의 배우 루트 베를라우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슈테핀은 이때 엄청난 고통을 느꼈습니다. 첫 애인과 헤어진 이유 역시 그의 외도 때문이었으니까요.1936년에 브레히트와 세 여인은 브레히트의 극작품 카라 부인의 무기들Die Gewehre der Frau Carrar의 코펜하겐 극장에서의 공연 관계로 서로 만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품의 여주인공은 헬레네 바이겔이었고, 연극의 공연 기획은 루트 베를라우가 맡았으며, 작품의 퇴고 작업은 슈테핀이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밖에 루트 베를라우는 1936년 당시에 자신의 축제를 위한 극작품, 모두가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Alle wissen alles의 완성을 도와달라고 브레히트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이때 브레히트는 축제극 원고의 타이프라이터 및 교정 작업을 슈테핀에게 위임하였습니다. 이때 슈테핀은 베를라우를 도와주면서, 어떤 복합적 감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질투심 그리고 불안감이 바로 그것들이었습니다. 슈테핀은 과연 자신이 브레히트의 곁에 머물면서 사랑과 공동 작업을 동시에 성취할 수 있는가? 하고 자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품의 원고에는 브레히트의 메모가 첨부되어 있어서, 작품은 지금까지 브레히트의 시라고 알려졌습니다. (GBA. 14, 415). 당시 브레히트와 슈테핀은 서로 소네트의 시 형식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시는 소네트 형식 대신에 예외적으로 “2행시 Knittelvers”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2행시는 르네상스 극작가이자 시인인 한스 작스Hans Sachs가 희극 작품에서 주로 사용하던 시 형식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시형식이 브레히트와 베를라우가 공동으로 기획하는 사육제 연극Fastnachtstück에서 활용한 2행시라는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2행시는 강력한 비판 내지 풍자를 담기에 적당한 시 장르인데 (Loeper: 79), 슈테핀은 연인의 외도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자신이 마치 자동차의 다섯 번째 바퀴처럼 취급당하는 아픔을 담기 위해서 그러한 시 형식을 채택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시적 자아는 연인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걸지 않고, 간접적으로 서술합니다. “내 연인은 이전과 다른 사람으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행동 자체가 몹시 어색하고 논리정연하지 못하는 것을 감지하고, “연인에게 엄하게 행동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그러자 는 때로는 를 기쁘게 하고 때로는 실망시킵니다. 시적 자아의 마음속에는 연인에 대한 불신이 서서히 자라납니다. 그럼에도 그를 관대하게 대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픈 마음이 서서히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그의 얼굴 표정은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시작품에서 관대하게 대하면이라는 표현은 자구적으로는 그의 손가락 사이로 바라보면ihm durch die Finger schauen”으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 시구는 시적 자아의 다짐으로 이해됩니다. 그래, “질투심은 고통이 만들어낸 무엇을 열심히 찾는 열정 Eifersucht ist eine Leidenschaft, die mit Eifern sucht, was Leiden schafft.” (Franz Grillparzer)입니다. 이에 의하면 사랑하는 남자의 외도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게 혼란스러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고 합니다. 그래, 시적 자아는 연인에게서 사랑을 가능케 하는 뜨거운 신뢰감 그리고 자신을 배반하는 차가운 불신 사이에서 어떤 나름대로의 최선의 방식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브레히트는 1938년에 이 시를 읽고 난 다음에 19번째 소네트를 집필했습니다. “네가 장님이라 하더라도 너를 바라보고 싶어./ 나의 파수꾼으로서 내 곁에 함께 있어/ 오랜 여정 아직 절반도 지나치지 못했거든/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암담함을 생각해 봐!” (GBA. 14: 436). 앞로 살아갈 나날이 많으니, 여기서 브레히트는 "함께 공동으로 작업하면서 열심히 앞을 바라보자. 투기와 질시가 왠 말이니? 당신을 사랑해."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로지 19번째 소네트만이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었지만, 슈테핀은 시종일관 브레히트를 도와주었습니다. 슈테핀은 19414, 죽기 2개월 전에 핀란드에 머물 무렵에 병든 몸을 추스르면서, 아르투르 우이의 출세Der aufhaltsame Aufstieg des Arturo Ui를 읽으면서, 100개의 약강격 시구 가운데 무려 45 개의 어설픈 시구를 발견하여 이를 수정하였습니다. (AJ: 187).